"일진은 힘 세고 옷도 잘입어"…인기 톱10 중 3개 왜곡된 내용
폭력으로 주변갈등 해소하는 `착한일진` 등장해 동경심 유발…괴롭힘 당하는 학생 `찐따` 묘사
"미디어 탓만은 아냐" 논란 속 "창작자 자발적 정화를" 지적
폭력으로 주변갈등 해소하는 `착한일진` 등장해 동경심 유발…괴롭힘 당하는 학생 `찐따` 묘사
"미디어 탓만은 아냐" 논란 속 "창작자 자발적 정화를" 지적
10일 매일경제가 네이버에 연재되고 있는 주요 웹툰을 살펴본 결과 최근 잇따른 학교폭력 가해자 연령대인 '10대 여학생'이 가장 많이 보는 상위 10개 중 3개는 '일진 미화' 소지로 비판받고 있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네이버에 '일진 미화 웹툰'을 검색하면 나타나는 사용자 추천 결과에 포함됐다. 이외에도 10대 청소년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14개 웹툰이 일진 미화 웹툰 검색의 추천 결과로 표시됐다. 이들 웹툰에는 등장인물이 각종 욕설이나 폭력을 행사하고 음주·흡연을 즐기는 모습이 빈번하게 묘사된다. 갈등이나 문제를 폭력을 통해 해소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곤경에 처한 친구를 위해 조직폭력배와 패싸움을 벌이는 '영웅적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또래를 상대로 행사하는 폭력은 피해자가 전개상 '맞아도 싼' 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정당화되는 장면도 나온다.
실제 10대에게 인기를 끄는 한 웹툰에서도 등장인물이 헛소문을 퍼뜨렸다는 이유로 집단 괴롭힘이나 구타를 당하는 모습이 그려지자 독자들은 댓글로 '속이 시원하다'거나 '고소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런 댓글은 적게는 5만명, 많게는 12만명 이상이 공감을 표시해 '베스트(BEST) 댓글'이 됐다. 일진에 가입한 경험이 있다는 고교생 이 모양(18)은 "고교 진학 후 웹툰이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옷도 잘 입고 서로를 보호해주는 일진이 멋져 보여 어울리게 됐다"며 "하지만 음주·흡연은 기본에 어른과 괜히 시비가 붙는 게 일상이었다"고 털어놨다.
웹툰작가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웹툰 속 폭력은 방송·영화·서적 등 다양한 매체가 묘사해 온 폭력과 다를 바 없다'고 항변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웹툰이 청소년 태도에 미치는 영향 및 규제에 대한 연구' 보고서는 "미디어의 영향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미디어 폭력의 원죄론이 비판적 시선을 미디어에 고정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청소년을 둘러싼 수많은 문제를 은폐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고자 하는 모방심리는 인간의 본능"이라며 "아직 판단력이 부족할 수 있는 청소년기에는 그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하는 학원물에 대해선 생산·유통자의 자율적 숙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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