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IoT·AI 접목하는 `임팩트예보` 도입·구축해 사회·경제적 영향도 예보
기피 대상이던 예보관 보직…전문가 몰리는 환경 만들것
기피 대상이던 예보관 보직…전문가 몰리는 환경 만들것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장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남재철 청장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운을 뗐다. 기상청은 올해 7월 18일 남 청장 취임 다음달인 8월 강수예보 적중률이 최근 5년간 46%에 불과하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북한 6차 핵실험이 있었던 9월에는 인공지진 뒤 2차 지진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이틀 만에 번복하면서 늑장 감지라는 질타를 받았다.
예보 정확도로 직결되는 3대 요소는 관측자료 품질, 수치예보 모델 성능, 예보관 역량이다. 남 청장은 선진국에 뒤떨어지는 예보관 역량 향상에 '올인'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전국 예보관 48개 직위를 전문직위로 지정해 기본적으로 4년, 길게는 7년까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게끔 운영하고 있지만 근무기간 미통산에 의한 수당변동, 전보제한 등의 한계로 선호도가 낮은 실정"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직공무원 제도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분야에 평생 근무할 수 있는 전문직공무원 제도는 잦은 순환보직에 따른 공직전문성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기상청 예보관 직위에 적합한 제도라는 게 남 청장의 설명이다.
기상청을 포함한 정부 부처들이 필수보직기간 강화와 전문직위 확대 노력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24시간 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예보관 업무는 기피 대상이었다. 가장 전문적이어야 할 보직에 전문화 노력이 집중될 수 없었던 이유다. 전문직공무원 제도 도입으로 승진, 수당 인상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예보관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남 청장은 내다봤다.
이 같은 예보관 역량 강화 노력과 더불어 남 청장은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영향예보(impact-based forecast)'를 임기 안에 안착시키겠다고 했다. 기상 이변으로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호우, 대설, 폭염 같은 위험 기상을 IoT, 빅데이터, AI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동원해 극복하겠다는 얘기다. 영향예보는 기상정보를 1차 현상에 한정해 제공하는 일반예보와 달리 대설이나 호우 등 날씨에 따른 재해 가능성과 사회·경제적 영향 등 2차, 3차 정보까지 제공하는 선진 예보를 뜻한다.
남 청장은 "날씨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순 기상정보로는 기상재해를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도래했다"며 "지난해 1월 내린 12㎝의 눈은 제주공항에서 결항사태를 일으켰지만 같은 양의 눈이 강원도에 내렸다면 더욱 원활한 대응이 이뤄져 피해 규모를 줄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경제적인 정보를 결합해 날씨가 실제생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고 전달하는 수준까지 도달해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남 청장은 조직 문화 쇄신에 관한 메시지도 내놓았다. 그는 "경직된 공직사회 문화가 그동안 기상청에선 소극적인 예보 행태로 나타났다"면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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