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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14명에게 일자리와 친구 만들어준 회사

소셜 벤처 동구밭, 천연비누 제조 올 매출 10억 목표
지난 14일 설날을 앞두고 선물을 받은 동구밭 직원들. [사진 출처 = 동구밭]
지난 14일 설날을 앞두고 선물을 받은 동구밭 직원들. [사진 출처 = 동구밭]
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인에 비해 사회적응능력이 취약하다. 따라서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성인 발달장애인의 3명 중 2명은 친구가 없다. 취약한 사회성을 향상시킬 기회가 부족한 사회 구조도 원인 중 하나다. 이 가운데 14명의 발달장애 사원들과 함께 천연비누를 제작해 팔고 있는 소셜 벤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소셜 벤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한 기업으로 거둬들인 이윤을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이익에 쓰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소셜 벤처 '동구밭'은 발달장애인의 부족한 사회성을 향상시켜주면서 오래 일을 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마련해줬다.

노순호 동구밭 대표(27)는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의 핵심은 사회적응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면서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동구밭에서 현재 운영하는 '텃밭가꾸기' 프로그램이 그 노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동구밭은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친구가 되어 도심 곳곳에 텃밭을 일구는 '텃밭가꾸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노순호 동구밭 대표. [사진 출처 = 동구밭]
노순호 동구밭 대표. [사진 출처 = 동구밭]
발달장애인들에게 또래 비장애인 친구들이 1명씩 늘 때마다 근속 개월수가 1년씩 증가한다는 게 텃밭 프로그램의 핵심 가설이라고 동구밭은 밝혔다. 노 대표는 "장애인 친구들이 텃밭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성이 향상되면 그만큼 직장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장준용 동구밭 사원. [사진 = 이지영 인턴기자]
장준용 동구밭 사원. [사진 = 이지영 인턴기자]
동구밭 발달장애인 사원인 장준용 씨(22)는 실제로 텃밭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장 씨는 "텃밭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게 제일 좋다"며 "동구밭에서 비누를 만드는 일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동구밭 운영의 계기에 대해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농업 체험을 하러온 발달장애인들을 우연히 만났던 일이 동구밭의 시작이었다"며 "이들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 해결을 고민하다 이들을 농부로 만들어 농사를 짓게하면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노 대표는 "도시농업 자체가 먹고 살만한 성숙한 산업도 아니었고 이때 함께 일했던 5명의 발달 장애인 모두가 농사에 대한 관심이 없어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동구밭 '텃밭가꾸기' 프로그램. [사진 출처 = 동구밭]
동구밭 '텃밭가꾸기' 프로그램. [사진 출처 = 동구밭]
하지만 그는 실패의 과정 속에서 발달장애인 고용문제의 핵심을 찾았다. 노 대표는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하기 싫은 농사 활동에 꾸준히 나왔던 이유는 비장애인 친구들을 만나는 기쁨"이었다며 "이들에게 비장애인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유명 연예인을 만나는 것 마냥 큰 설렘"이라고 밝혔다. 노 대표는 발달장애인 고용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이들이 오래 근무할 수 있는 근속개월수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인들의 일자리 관점에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정말 해결을 하려면 발달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일자리는 먹고 살기 위한 수단보다는 '갈 곳이 있다'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발달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갈 곳을 만들어주고 그곳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동구밭은 현재 14명의 발달 장애 사원들을 포함해 23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 2015년 초기 설립 당시 연 매출 2억원에서 올해 예상 매출 1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노 대표는 동구밭을 발달장애인들의 꿈의 직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채용된 발달장애인 14명에서 50명까지 늘리고 싶다며 이를 위해 매출 50억원까지 달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월 매출 400만원이 발생할 때마다 발달 장애인 1명씩 고용하는 것을 회사의 룰로 삼고 있다"며 "소셜벤처로서 회사의 성장 속도에 비례해 더 많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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