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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람도 모르는 서울 여행해보실래요?

지면 A32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 `만능열쇠` 김현중 컨시어지협회장
사진설명
"여행을 와서 인터넷 검색으로 맛집이나 관광지를 찾는 분들을 보면 좀 안타까워요. 'A to Z'를 책임질 전문가가 여기 있는데 말이죠." 검은색 단정한 정복에 말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 얼굴 가득 머금은 친절한 미소. 호텔리어라면 누구나 갖춘 덕목이라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2일 서울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만난 김현중 한국컨시어지협회장의 옷깃 위엔 좀 더 특별한 것이 빛나고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어떤 난제라도 해결해 주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담은 표식 '골든키' 배지였다. 호텔은 물론 일대 관광·쇼핑·레스토랑·교통 등 여행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예약이나 일정 관리까지 도와주는 '컨시어지 매니저'. 그중에서도 국내 최고의 컨시어지 매니저 25명만이 달 수 있는 영예로운 표식이다.

컨시어지의 어원은 촛불관리인을 뜻하는 불어 '르 콩트 데 시에르주(le Comte des Cierges)'다. 중세 프랑스에서 성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미로처럼 복잡한 내부 구조를 안내하던 사람들이다. 한 지역의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사람들에게 안내해 준다는 점이 오늘날 호텔 컨시어지 매니저의 역할과 꼭 닮았다.

김 협회장은 "서울이든 지방이든 현지인 중에서도 그 지역을 완벽하게 꿰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며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 서울 사람도 모르는 서울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지역 전문가가 바로 컨시어지 매니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조차도 지방에 방문했을 때 현지 컨시어지의 도움을 받아 여행을 하면 그동안 알던 그 지역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며 "검색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면서 하나하나 체크한 컨시어지 매니저의 정보를 고스란히 내 것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컨시어지 매니저의 업무는 단순한 정보 전달에서 그치지 않는다. 필요하면 여행 스케줄을 함께 작성해 주는 것은 물론 관련한 예약 업무까지 모두 도맡는다. 그래서 김 협회장은 컨시어지를 호텔 고객들에게 주어진 '만능 열쇠'라고 강조했다. 컨시어지의 도움을 받으면 여행과 관련한 어떤 일이든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긴 설명이다. 그는 "호텔을 찾은 한 외국인 고객이 '1박2일 일정이 비었는데 뭘 해야 하느냐'고 묻길래 제주도로 가는 항공편부터 호텔 예약, 현지에서 움직일 택시 등을 모두 예약해준 적도 있다"며 "협회 소속 컨시어지들끼리 정보도 공유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컨시어지라는 개념이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 사람들은 컨시어지를 간단한 호텔 정보를 알려주는 안내 데스크 정도로 여긴다. 김 협회장은 "컨시어지가 태동한 유럽에선 컨시어지 한 명이 호텔을 옮기면, 그가 관리하던 고객이 단체로 단골 호텔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며 "집사, 비서, 길잡이, 여행가이드로서 고객들에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가 늘어나야 한국의 관광 문화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오스크·인공지능(AI) 등 호텔업계에도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컨시어지는 갈수록 빛을 발할 것이라는 게 김 협회장 생각이다. 그는 "사람의 감성을 터치하는 컨시어지의 영역은 단순히 검색기능을 강화하거나 인공지능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발로 뛰면서 생생한 정보를 꾸준히 쌓고, 서로 공유하는 컨시어지의 고급 정보가 정보 과잉 시대에 오히려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오는 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제65회 세계컨시어지총회'가 관광 한류를 일으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45개국 450여 명의 특급호텔 컨시어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행사다. 김 협회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는 각국의 컨시어지들이 서울의 주요 관광지와 전통시장부터 근교의 명소까지 하나하나 체험해 보고 본국으로 돌아간다"며 "최고의 관광 전문가들을 통해 한국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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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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