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 `만능열쇠` 김현중 컨시어지협회장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어떤 난제라도 해결해 주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담은 표식 '골든키' 배지였다. 호텔은 물론 일대 관광·쇼핑·레스토랑·교통 등 여행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예약이나 일정 관리까지 도와주는 '컨시어지 매니저'. 그중에서도 국내 최고의 컨시어지 매니저 25명만이 달 수 있는 영예로운 표식이다.
컨시어지의 어원은 촛불관리인을 뜻하는 불어 '르 콩트 데 시에르주(le Comte des Cierges)'다. 중세 프랑스에서 성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미로처럼 복잡한 내부 구조를 안내하던 사람들이다. 한 지역의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사람들에게 안내해 준다는 점이 오늘날 호텔 컨시어지 매니저의 역할과 꼭 닮았다.
김 협회장은 "서울이든 지방이든 현지인 중에서도 그 지역을 완벽하게 꿰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며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 서울 사람도 모르는 서울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지역 전문가가 바로 컨시어지 매니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조차도 지방에 방문했을 때 현지 컨시어지의 도움을 받아 여행을 하면 그동안 알던 그 지역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며 "검색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면서 하나하나 체크한 컨시어지 매니저의 정보를 고스란히 내 것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컨시어지 매니저의 업무는 단순한 정보 전달에서 그치지 않는다. 필요하면 여행 스케줄을 함께 작성해 주는 것은 물론 관련한 예약 업무까지 모두 도맡는다. 그래서 김 협회장은 컨시어지를 호텔 고객들에게 주어진 '만능 열쇠'라고 강조했다. 컨시어지의 도움을 받으면 여행과 관련한 어떤 일이든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긴 설명이다. 그는 "호텔을 찾은 한 외국인 고객이 '1박2일 일정이 비었는데 뭘 해야 하느냐'고 묻길래 제주도로 가는 항공편부터 호텔 예약, 현지에서 움직일 택시 등을 모두 예약해준 적도 있다"며 "협회 소속 컨시어지들끼리 정보도 공유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컨시어지라는 개념이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 사람들은 컨시어지를 간단한 호텔 정보를 알려주는 안내 데스크 정도로 여긴다. 김 협회장은 "컨시어지가 태동한 유럽에선 컨시어지 한 명이 호텔을 옮기면, 그가 관리하던 고객이 단체로 단골 호텔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며 "집사, 비서, 길잡이, 여행가이드로서 고객들에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가 늘어나야 한국의 관광 문화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오스크·인공지능(AI) 등 호텔업계에도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컨시어지는 갈수록 빛을 발할 것이라는 게 김 협회장 생각이다. 그는 "사람의 감성을 터치하는 컨시어지의 영역은 단순히 검색기능을 강화하거나 인공지능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발로 뛰면서 생생한 정보를 꾸준히 쌓고, 서로 공유하는 컨시어지의 고급 정보가 정보 과잉 시대에 오히려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오는 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제65회 세계컨시어지총회'가 관광 한류를 일으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45개국 450여 명의 특급호텔 컨시어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행사다. 김 협회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는 각국의 컨시어지들이 서울의 주요 관광지와 전통시장부터 근교의 명소까지 하나하나 체험해 보고 본국으로 돌아간다"며 "최고의 관광 전문가들을 통해 한국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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