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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객 5만명 헌옷으로 네팔 아이들 꿈 키워요

지면 A29
각종 재활용품 기증받은 뒤 파트너 기관과 연계해 판매
네팔 낙후지역 도서관 건립
"국내선 쓰레기 대란이지만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수도"
현대백화점 3년째 캠페인
최지환 현대백화점 콘텐츠팀장(맨 왼쪽)이 네팔 카르하니 마을 어린이들과 미술대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지환 현대백화점 콘텐츠팀장(맨 왼쪽)이 네팔 카르하니 마을 어린이들과 미술대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하찮은 물건이 어떤 이에게는 큰 쓸모가 있을 뿐 아니라 수익금을 모으면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최근 네팔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을 만나고 온 최지환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콘텐츠팀장(46)은 자신이 하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확신이 넘쳤다.

최근 쓰레기 대란으로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의 독특한 사회공헌활동이 화제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부터 고객에게 헌 옷이나 안경을 기증받아 아름다운가게 등 파트너 기관과 연계해 재활용품을 판매한 후 수익금을 모았다. 올해 말에는 네팔 낙후 지역인 카르하니에 도서관 건립을 바라보고 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남쪽으로 150㎞ 떨어진 카르하니는 문맹률이 80%에 달하는 낙후 지역이다. 2014년 주민 모금으로 도서관을 짓기 시작했지만 기금 부족으로 1층만 올린 채 공사가 중단됐다.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현대백화점이 헌 옷을 기부받아 얻은 수익금과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금액을 지원해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최 팀장은 "이곳에서 도서관은 우리나라 마을회관 같은 교육장으로, 현지 여성 가장 등을 대상으로 한 영농교육 등이 진행돼 경제적 자립 활동이 가능한 허브 공간"이라며 "현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열어 미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이벤트를 했는데, 물가를 구경도 못한 아이들이 상상 속 바다를 그리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봤다면 우리 고객들이 캠페인 참여를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이 속한 콘텐츠팀은 마케팅실 소속이지만 문화적 기획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마케팅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패스트패션이 유행해 의류 폐기물이 급증하면서 헌 옷 재활용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으로 백화점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을 시작했다.

2015년 8월 진행한 안경 기부 캠페인에는 고객 1만명이 참여해 안경 1만5000여 개를 기부했다. 백화점 측은 수거한 안경을 수리하거나 재활용해 캄보디아와 탄자니아 등 제3세계 국가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에게 시력 검사를 해주고 적합한 안경 렌즈를 제작해 전달했다. 이들 제3세계 국가 주민 중 상당수는 오염된 물로 세안하고 자외선에 많이 노출돼 백내장 증상을 보이는 등 눈 건강이 많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반기 1회씩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헌 옷 기부 캠페인은 작년까지 고객 5만명이 참여해 의류·잡화 상품 30만여 점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객이 기부한 물품 중 상품 가치가 높은 의류와 잡화를 선별해 판교점 명품관(1층) 광장에서 특설 전시장 '엠티숍'을 열었다. 버려지는 옷도 훌륭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사용하지 않는 옷 등을 방치하지 말고 기부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당시 기부받은 물품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은 청각장애아동 수술비, 소외계층 방한복 기부, 네팔 교실 증축, 도서관 건립 등에 사용했다.

최 팀장의 다음 프로젝트는 취약계층 미술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립스틱 모으기다. 13~22일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10개 점포에서 '립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 팀장은 "고객에게서 사용하지 않는 립스틱을 기부받아 교육용 크레용으로 제작해 지역아동센터 미술 교육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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