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사망사고 시에 그 손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령 그 어린아이의 장래에 있었을 인생의 기쁨, 가능성 등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법정은 현실적인 곳이다. 입증할 수 없는 사항들은 고려하지 말기로 하자.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손해를 생각할 수 있다.
정신적 손해가 그 첫째다. 사망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이 있으리라는 건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 액수는 법원 판례에 의해 정형화돼 있다. 다음으로 재산상 손해다. 생명 상실에 재산상 손해를 매긴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가령 병원비나 장례비 같은 게 소요된 경우를 생각하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떡이리라.
그다음이 문제다. 재산상 손해 가운데 일실수입이라는 게 있다. 소득이라는 관점에서 그 아이가 살아 있었다면 있었을 일을 생각해보자. 통상적으로 고등학교까지는 학업을 마치지 않을까? 대학이야 반드시 진학한다고 볼 수 없지만 남자인 경우 군복무를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빼놓고는 취업을 해 소득생활을 하게 마련이다. 물론 어떤 직업을 택해 그 직업에 따른 얼마의 소득을 받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최소한 도시에서라면 도시일용노동자, 농촌에서라면 농촌일용노동자로서 소득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통상적인 액수는 통계적으로 입증이 가능하기도 하다.
정리해보자. 사망사고로 인한 손해로 정신적 손해와 재산상 손해를 상정할 수 있고, 재산상 손해에는 그 사망사고로 인해 현실적으로 발생한 손해와 소위 일실수입이 있다. 살아 있었더라면 소득활동을 통해 평생 받을 수 있었을 소득액이 일실소득인데, 최소한 도시(농촌)일용노동자로서 통상적으로 받는 소득액이 기준이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하나의 변수가 빠져 있다. 언제까지 소득활동이 가능하냐 문제다.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이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5세다"라고 선언한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여기에 위치한다(대법원 2018다248909). 이제 5세 아이의 일실수입은 계산이 가능해진다(이 글에서 사례는 원래 사건을 변형·단순화한 것이다). 피해 아이가 성인이 된 후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친 때부터 만 65세가 되는 때까지의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해 현가로 계산하면 구체적인 액수가 나온다.
5세가 채 안 됐던 아이의 불행한 죽음에 대한 배상금은 우선 그 아이에게 인정되고 그것은 다시 상속 형태로 그 부모에게 전해지게 마련이다. 과거 같았으면 가동연한 60세로 계산된 일실수입이었지만 이 사건에서만큼은 65세로 계산된 일실수입이 가산됐다. 그러나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이 비단 그 부모에게만 그 의미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할 수 있는 마지막 연한, 가동연한을 60세로 봤다. '이제는 65세다'라는 게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선언됐다. 여러 가지 함의가 있겠지만 나는 '사람의 생명이 그만큼 귀하다'라는 뜻으로 읽힌다. 그 아이가 우리 사회에도 큰 의미를 남겼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마석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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