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서툰 짐을 싸느라 오후 2시가 다 돼서야 출발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짐을 옮기고 푸는 동안 아이들은 수돗가에서 물풍선을 가지고 놀며 행복해했다. 흙을 밟고 벌레를 발견하고 돌을 줍는 것뿐인데도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캠핑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혜의 자연, 졸졸졸 물이 흐르는 계곡, 시원한 바람, 숯에 고기 굽는 냄새는 세상의 걱정을 잊게 할 만큼 좋았다. 비가 올 확률이 80%나 됐지만 일기예보는 다행히 빗나갔고 다음날 아침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캠핑이 처음이라 준비가 서툴렀고 그 때문에 애먼 몸이 고생했다. 토치를 차에 놓고 와 주차장까지 내려갔다 오고, 쌈장과 소금 등을 가져오지 않아 상당한 거리의 매점을 수십 번 오갔다. 제대로 된 뜰채와 기술이 없어 물고기와 가재를 잡지 못했고, 물총은 금방 고장 나 매점에서 새것을 사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계곡을, 수돗가를 뛰어다니며 하루 종일 물총을 쏘며 싱글벙글했다.
차가운 바닥과 벌레, 쌀쌀한 밤공기는 문제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옆 텐트에 놀러가 모닥불 구경을 하며 어른들과 너스레를 떨고, 텐트 주변을 뱅글뱅글 도는 것뿐인데도 즐거워했다.
까마귀 소리와 할머니를 찾는 작은 아이 울음소리 때문에 다음날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라면으로 아침을 떼우고 집에 왔다. 짐을 잔뜩 싣고 캠핑을 하러 올라오는 다른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전날 우리 가족의 모습이 그랬을까 싶다. 설레고 들떠 보였다. 남편은 종일 힘들어했지만, 아이들과 내가 좋으면 그걸로 됐다고 했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나보면 어떨까.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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