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개 교과목 중 수업평가 1위 오종우 성대 러어문학과 교수
`예술의 말과 생각` 강의
과제물 4개서 1개로 확 줄여
질문 꺼리던 학생들도
이메일로 자유롭게 물어봐
학생 참여도 높일 방안 고민
`예술의 말과 생각` 강의
과제물 4개서 1개로 확 줄여
질문 꺼리던 학생들도
이메일로 자유롭게 물어봐
학생 참여도 높일 방안 고민
오 교수는 스스로를 '컴맹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데 1초의 망설임도 없다. 그런 그가 맡은 교양강의 '예술의 말과 생각'은 지난 1학기 성균관대 4000개 교과목 중 가장 높은 강의평가 점수를 받았다. 원격수업 맹점을 뒤집어 생각한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우선 오 교수는 과제물을 반의 반으로 줄였다. 전면 원격수업으로 인해 과제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타성에 젖어 수행한 과제물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지난해 대면수업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4개 과제를 부여했지만 올해 1학기엔 이를 1개로 줄였다.
대신 강의시간은 꽉 채웠다. 오 교수는 매주 캠코더 하나를 놓고 강의실 칠판 앞에서 3시간을 말했다. 일반 대면수업이었다면 5~6시간은 강의할 분량이었다. 오 교수는 "실시간 소통이 안 되는 상태에서 강의를 하니 수업 밀도는 높아졌다. 다만 학생 입장에서 강의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이 밀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3시간 분량의 아무 편집 없는 '롱테이크' 녹화 영상엔 말과 말 사이 뜸 들이는 시간까지 그대로 들어갔다. 동영상 속 오 교수가 고민하는 동안 학생들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오 교수는 질의응답에 특히 공을 들였다. 강의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가고 나면 늘 학생들의 질문이 줄을 이었다. 강의실 수업이었다면 손 들고 질문하길 꺼렸을 학생들도 이메일로 편하게 이야기한 덕분이다. 다른 학생들과도 공유해야 할 좋은 질문은 다음 차시 강의를 녹화할 때 언급하면서 같이 생각해볼 것을 제안했다. 성적·평가와는 무관한 활동이었음에도 학생들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이렇게 수강생 79명과 주고받은 질문·답변은 학기 말에 이르러 단행본 한 권 분량이 넘게 쌓였다.
시험은 학기말에 1번, 오픈북으로 3시간 동안 진행했다. 학생들은 제시된 문제를 놓고 여러 자료를 참조해가며 자신의 논리와 생각을 풀어내야 했다. 암기식 시험이 아니었기에 부정행위 여지도 없었다. 오 교수는 "기존 시험보다 난이도를 올렸음에도 학생들의 답안 수준은 이전 학기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많은 자료를 참조하면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잘 담았다"고 했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오 교수는 온라인 강의의 장점을 취한다는 계획이다. 오 교수는 "대면수업에선 똑같은 3시간이라도 논리적으로 깊게 들어가기엔 수업 시간이 부족할 때가 있다. 이런 건 온라인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며 "이번 원격수업을 체험하면서 배운 바를 앞으로도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금 오 교수는 1학기 강의를 복기하고 있다. 가을 원격수업에선 지난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학생 참여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그는 "지금 시대에도 테크놀로지는 도구일 뿐 본질은 아니다"며 "온라인 수업도 포장보다는 콘텐츠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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