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소방차 왔는데 전소라니
소방당국, 손실없게 불끄라고 해서
소방당국, 손실없게 불끄라고 해서
"10분 이내 현장에 소방당국이 출동해 있었는데 (왜 전소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유홍준 문화재청장) "살수 방식의 화재 진압 결정을 내려줄 문화재청 간부가 현장에 없어서…."(중구청 관계자)
화재 책임을 둘러싸고 서울시, 중구청, 문화재청, 소방당국, 보안업체 등 관계기관이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을 펼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1일 오후 파리발 대한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후 기자들에게 숭례문 화재 책임을 소방당국에 돌리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유 청장은 "오래된 목조 건물은 화재 발생 후 10분이 지나면 화재 진압을 포기해야 한다"며 "최초 서까래에서 연기가 났던 숭례문의 경우에는 화재 발생 후 10분 이내 현장에 소방당국이 출동해 있었는데….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숭례문은 문화재보호법상 기초자치단체인 서울 중구청이 관리단체다. 숭례문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중구청은 "소방당국이 문화재청의 지휘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초기에 진압하지 못했다"며 "화재 발생 72분 후에야 직접살수 방식의 진화작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중구청은 또 "불이 심하게 번짐에 따라 직접살수 방식의 강경 진압이 불가피하다고 수차례 건의했으나 살수 방식의 화재 진압 결정을 내려줄 문화재청 간부가 현장에 없어 공격적인 진압이 늦춰졌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도 "문화재가 손실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불을 꺼 달라"는 문화재청의 요청을 받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진화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숭례문 야간 방범을 맡았던 KT텔레캅도 떠넘기기는 마찬가지다. CCTV 카메라 4대만을 운영하면서 사각지대를 방치했지만 "이는 당시 중구청과 협의해 정해졌던 사항"이라고 발을 뺐다.
한세기 만에 숭례문을 시민들에게 전면 공개했던 서울시는 이번 화재 책임공방에서 발을 빼고 있다. 2006년 3월 서울시 간부들이 모두 참여해 숭례문 개방을 축하하는 행사를 가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강계만 기자 / 이상덕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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