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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일본 문화재보호 차이 하늘과 땅


일반인 신원 확인없이 출입, 동대문도`제2의 남대문`될수도
한국, 숭례문 소화기 8대로 지켜… 일본, 자위 소방조직이 야간 순시
◆ 불타버린 국보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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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과거 숭례문 화재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49년 1월 26일 나라현에 있는 목조 건물인 법륭사 금당벽화가 불에 탔다. 일본 국민과 정부는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문화재 관련 방재시스템을 확립했다. 일본 정부는 1950년 문화재 보호를 총괄하는 '문화재 보호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문화재와 관련한 △정기적인 화재 방지 훈련 △문화재 건조물에 관한 현장 검사와 화재ㆍ재해 방지 요령 지도 △정기적인 소방시설 점검 △전통 건물축이 밀집한 지구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화재 방지 지도나 방재 협력체제 정비 등을 규정해 놓았다.

일본 정부는 55년에는 금당벽화가 불에 탄 1월 26일을 '문화재 방화(防火) 데이'로 정하고 문화청과 소방청 공동 주관으로 주요 문화재가 있는 지역에서 화재를 비롯한 재해 방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문화청, 각 소방서, 지자체 교육위원회, 문화재 소유자, 해당 지역 주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54회 방재훈련이 실시됐다. 이 훈련은 상황 설정이 구체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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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고베시 묘법사 본당에서 이뤄진 훈련 내용을 들여다보면 알기 쉽다. 훈련 상황은 본당에서 화재가 발생해 안치된 목조 불상에 불이 옮겨 붙을 것으로 염려되는 것으로 설정됐다. 이 절 관계자들은 즉시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발화 지점을 정확하게 알린 후 소화기와 물을 이용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는다. 소방대원이 출동해 작업 도중 발생한 부상자 등을 이송하고 본격적인 진화에 나선다. 훈련이 끝난 후 해당 소방서 관계자는 "이 사찰 주변은 길이 좁아서 소방차가 화재 발생 지점까지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는 일반 시민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화청과 소방서가 방재 체제 정비를 위해 힘을 쏟아온 분야가 '자위 소방 조직' 활성화다. 문화재를 소유하거나 관리하고 있는 단체나 사원 등이 자율적으로 조직을 만들어 야간이나 휴일 등 문화재를 관리하는 직원 수가 대폭 줄거나 아예 없는 때를 대비하고 있다. 화재나 지진 발생시 취약한 장소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거나 자율적인 순시, 비상연락체계 확립 등에도 이 자율조직과 연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법륭사 화재 이후에도 크고 작은 문화재 화재가 있었지만 이번 숭례문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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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8대와 무인경비시스템만으로 국보 1호를 지키다니…." 허술하고 안이한 문화재 관리가 국가 자존심인 숭례문(남대문)을 잿더미로 만든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밤 화재로 붕괴된 숭례문은 불에 취약한 목재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방화 등 돌발적인 화재 위험에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과 서울 중구청 등에 따르면 당시 숭례문에는 소화기 8대가 1ㆍ2층에 나뉘어 비치되고, 상수도 소화전이 설치된 것이 소방시설의 전부였다.

또 숭례문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8시 사이에 평일에는 직원 3명이, 휴일에는 1명이 상주하며 관리하지만 그 이후에는 사설 경비업체 무인경비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보 1호를 관리하면서 신원 확인을 통한 출입통제를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며 "가장 중요한 목조 문화재인 숭례문을 잃었으니 동대문 등도 언제 소실될지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숭례문에는 야간 조명시설이 설치돼 있어 누전 등 전기사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쉬워 방화 위험이 비교적 큰 데도 불구하고 화재 예방대책이 너무 미흡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2006년 3월 정부가 철저한 비상 관리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고 일반인에게 숭례문을 개방해 '예고된 참사'나 다름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형태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장은 "관리인이 없는 야간에는 방책 등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2005년 4월 낙산사 화재로 보물 479호인 동종이 소실된 것을 포함해 문화재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보 1호마저 화재로 소실됨에 따라 취약한 목재 문화재 화재 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낙산사 화재 후 1년8개월이나 지난 2006년 12월 중요 목조 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해인사 등 4곳에 구축됐으며 올해 예산은 18억원이다. 숭례문은 사업 순위 48번째라 방재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화재가 발생했다.

목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 법규도 미비한 실정이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에는 소방설비 설치 등을 위한 세부 규정이 없어 소방설비를 강제할 아무런 근거도 없다.

소방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화재에 대처하지 못하는 문화재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중요 목조 문화재 100곳 가운데 소화전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30군데 이상이었으며 최소한 소화시설인 소화기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도쿄 = 김대영 특파원 / 전지현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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