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PP, 위성방송 등 비지상파 방송의 국내물 편성 쿼터가 애니메이션은 35%에서 30%로, 영화는 25%에서 20%로 각각 5%포인트씩 낮아진다.
지금까지 특정 방송사가 전체 애니메이션 방송 프로그램 100개 중 35개를 국내 프로그램으로 틀어야 했다면, 앞으로는 30개만 국내 방송으로 채우면 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수입물 편성 쿼터는 크게 상향된다. 현재는 수입물 중 한 국가의 편성 쿼터(영화, 애니메이션, 대중음악)를 수입물 총량 중 60%로 제한했지만 앞으로 80%로 완화된다.
수입물을 방영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ㆍ미 FTA로 인한 이런 규제 변화가 중소 PP와 영세성을 벗지 못한 국내 독립제작사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작 프로그램은 설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소 PP들이 당장 월트디즈니나 타임워너 등 미국 글로벌 미디어들의 화려하고 자극적인 콘텐츠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또 PP에 대한 외국인 간접투자 허용 범위가 늘어나는 것도 중소 PP와 독립제작사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ㆍ미 FTA는 PP에 대한 외국인 간접투자를 보도채널과 종합편성, 홈쇼핑을 제외한 모든 PP에 100%까지 허용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이 최대주주이거나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때 이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외국인 의제)해 국내 PP에 대한 지분 투자를 49%로 제한하고 있다.
외국인 간접투자가 100% 허용되면 외국 PP가 국내에 투자 법인을 설립한 뒤 PP에 100% 투자해 사실상 직접 보유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PP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현행대로 49% 제한을 유지했다.
이 조치는 미국 대형 방송사업자들이 국내 법인을 통해 간접투자 형식으로 얼마든지 국내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익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 미디어 업체들이 사실상 국내에서 PP 사업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게 되고 방송 송출에서도 미국 프로그램이 종전보다 좀더 많이 방영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지상파 방송사들과 그 계열사들은 영향이 극히 제한적인 반면 미국 수입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은 PP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나 시청률 부진에 빠질 공산이 크다"고 염려했다.
방송시장에 비해 통신시장은 한ㆍ미 FTA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ㆍ미 FTA 안은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상한선을 현행 국내법과 동일하게 49%로 제한했다.
간접투자에 대해서는 외국인이 최대주주고 15% 이상 지분을 소유한 국내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하는 '외국인 의제' 조항을 FTA 발효 2년 후부터 면제해주기로 했다.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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