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나만의 AI 비서 마이에이전트 마이에이전트

[인재가 미래다] 뽑아쓰는 시대는 끝났다, 될성부른 묘목 키워쓴다

지면 C1
문과출신 SW전문가, 글로벌 현장 실무자, 맞춤형 엔지니어…기업 = 인재사관학교
사진설명
삼국지연의에는 수많은 영웅호걸이 등장한다. 이 중 ’팬덤’을 형성하는 것은 제갈량, 관우, 조자룡 등 주로 유비 쪽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건 소설 얘기고 인력 규모나 질에 있어서 최고 ’사단’을 거느린 쪽은 조조였다. 조조는 인물을 알아보는 안목,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 쓰임새에 따라 배치하는 전략적 마인드를 두루 갖춘 인물이었다. 그의 인재 등용 원칙은 ’재능제일(才能第一)’이었고 210년 ’구현령(求賢令)’을 공포해 인재 공개 모집에 나선다. 전국에서 쟁쟁한 인재가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조조 휘하에 참모로 순욱, 곽가, 순유 등이 있었고 장수로 서황, 허저, 하후돈 등이 맹활약했다. 모두 당대 일류로 삼국 통일의 저력이 이들에게서 나왔다. 한국 기업사에서 조조와 같은 인재 경영 스타일을 보인 인물은 두말할 것 없이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다. ’인재제일’을 경영모토로 삼았던 이 회장은 심지어 부하직원들 관상까지 봤다. 한 유명 관상가는 "삼성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병철 회장이 면접을 보면서 반골(反骨)을 철저히 솎아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삼성그룹 인재 활용에는 다른 회사와 구분되는 ’그 무엇’이 있다. 모 대기업 임원은 "삼성이 사장단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 ’참 무서운 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식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은 이른바 명문대 출신 임원 비중이 가장 낮은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철저하게 실력과 실적만 보고 사람을 쓴다는 얘기다. 적당히 좋은 배경에 줄을 잘 타서 임원이 되는 사례가 드물다. 외부 인력을 스카우트할 때도 그렇다. 스펙 과시형 ’스타일맨’보다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할일 다하는 ’실속맨’들이 삼성 스카우트의 표적이 된다.

아무튼 인재가 중요하다는 것은 ’밥 안 먹으면 배고프다’는 소리만큼이나 자명하다. 이 때문에 이제는 갖춰진 인재를 뽑아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필요한 인재를 키워 쓸 줄 아는 기업이라야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궁궐 건축에 쓰이는 금강송은 묘목부터 따로 관리를 했다. 하물며 일의 끝과 시작인 사람과 관련된 일이라면 육성 관리는 필수적이다. 뽑아 쓰는 시대에서 키워 쓰는 시대로 이행하는 것이 요즈음 트렌드다.

사진설명
삼성전자와 계열사인 삼성SDS는 하반기 채용에서 문과 계열 전공자를 소프트웨어(SW) 전문가로 육성하는 SCSA(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과정에 총 200명을 뽑는다. 인문학 법학 등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졸자를 선발해 6개월 960시간 동안 SW 교육을 시킨다. 인문학적 토양을 살려 남들과 다른 SW 결과물을 만들라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포스코는 맞춤형 통섭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포스코 스칼라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예비 입사 제도로 대학교 2학년생 중 우수 학생을 조기 선발해 문과 전공자에게는 이과과목을, 이과 전공자에게는 문과과목을 각각 수강하게 하는 방식으로 통섭 과목을 이수하게 한다. 방학 중엔 글로벌 체험과 현장 실습 기회를 부여한다.

LG는 경남 진주에 있는 연암공업대 스마트융합학부 학생 선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곳 학부를 나오면 LG전자와 LG이노텍, LG CNS 등 계열사 취업이 자동 보장된다. 학부 3년간 LG가 필요로 하는 실무교육을 집중 이수하도록 해 그야말로 ’맞춤형 인재’로 키워내는 시스템이다.

LG전자는 주요 대학을 돌며 공과대생을 대상으로 일일 임원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창의적 이공계 인재를 키우겠다는 목적에서다. 또 서울대 한양대 등 5개 학교에서는 이공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LG기술특강’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석ㆍ박사 인재를 대상으로 한 ’R&D 산학장학생’ 제도와 이공계 학사급 인재 확보를 위한 ’맞춤형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인재 선확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원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Shorts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
  • MK_Shorts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