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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겹악재속 파업 강행…구조조정 덮치는 夏鬪 회오리

지면 A3
7일 `4시간 올스톱` 조선 빅3 중 처음…수주 불씨마저 꺼질 위기
◆ 생사기로 와중에 파업 ◆

사진설명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이른바 조선 '빅3'가 불황의 소용돌이에 빠져 생사의 기로에 놓인 판국에 삼성중공업 노조가 전면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올해 조선 구조조정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실력 행사에 나서는 것은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이 처음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는 사측 구조조정안에 반발해 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노협 전원이 참여하는 한시적 파업에 돌입한다고 5일 밝혔다. 파업이 진행되는 7일 4시간 동안 삼성중공업 조업은 전면 중단된다. 극심한 조선업황 부진에 따른 경영난, 구조조정으로 생사기로에 선 삼성중공업은 노사 갈등까지 겹치며 미미한 수주 불씨마저 꺼트려 버릴 위기에 처했다. ◆ '관리의 삼성'에서 잇단 파업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삼성그룹에서 전면 파업 사태가 터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4월 당시 삼성테크윈 근로자들이 회사가 한화로 매각되는 데 반발해 벌인 파업이 합법 파업(중앙노동위원회 중재·조합 찬반투표 요건 충족) 중에서는 처음이었다. 삼성중공업에서도 2014년 임금 인상을 놓고 퇴근 파업 등 일부 근로자들이 파업을 벌인 적은 있지만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총파업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 삼성중공업은 4월만 해도 노사가 합심해 선주사들을 대상으로 선박 발주 공동 영업에 나서는 등 조선 '빅3' 중 가장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삼성중공업이 2018년까지 경영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 30~40%를 효율화하고 올해 1500명 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발표하며 갈등이 터졌다. 단기간 자구안을 짜내는 과정에서 노협과 협의가 없었던 게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자구안 실행 과정에서 '관리의 삼성'에서 근로자 리스크 요인을 가볍게 본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노협은 파업 찬반투표에서 91.9%의 압도적 지지로 파업을 결의했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일반 노동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만 쟁의발생 신고를 해도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해양가스 플랜트 수주 차질 불가피 삼성중공업이 파업 모드에 들어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환경에 조업 차질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쉘과 페트로나스로부터 주문받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2척, 나이지리아로부터 수주한 에지나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호주에서 따온 익시스 해양가스생산설비(CPF) 등 굵직한 해양 플랜트 4건을 건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호주 익시스 CPF는 9월에서 12월께로 이미 출항 시기가 늦어진 상태다.

파업과 준법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생산 차질이 가시화하면 향후 수주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진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올해 수주 목표를 125억달러에서 53억달러로 대폭 깎은 상태다. 그동안 누적된 부실로 회삿돈은 급격히 말라가는데 해양가스생산설비 등 힘들게 따낸 플랜트 먹을거리마저 납기 시일을 제때 맞추지 못해 놓칠 수 있다는 '겹악재'에 휩싸인 셈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1조5019억원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830억원 소폭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지만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파업 장기화하나 문제는 자구안에 대한 노사 간 입장차가 워낙 커 타협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7일 반나절로 끝나는 게 아니라 총파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날 노협 관계자는 "사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단계적으로 투쟁 수위를 올려 총파업까지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강일남 삼성중공업 노협 사무국장은 "사측이 일단 자구안 일방 실행에 책임을 지고 철회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사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시행 중인 자구계획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노협과 대화를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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