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품질경영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품질총괄, 연구개발 임원 등을 모아놓고 품질 문제를 거론하며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달 새 국내외에서 엔진, 에어백 등 부품에 제기된 논란으로 품질경영 이미지가 손상된 것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품질 쇄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동 중이며 조만간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경영은 정몽구 회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경영철학이다. 1999년 정 회장은 미국에서 '10년 10만마일 보상'이라는 품질경영을 앞세워 글로벌 800만대 판매의 초석을 놓았다. 이후에도 신차가 나올 때마다 직접 타보고 열어보고 만져보면서 나사 등 부품 하나까지 애정을 가져왔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에게 품질은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되는 대상"이라며 "이번 임원 급여 삭감 조치는 품질 논란을 포함한 현대·기아차 위기에 대해 전 임원들에게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가 앞으로 글로벌 최정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품질경영에 대한 재점검을 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미국 JD파워의 내구품질조사(VDS)에서 현대차는 19위, 기아차는 17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의 평가 점수는 32개 제조사의 평균에도 못 미쳤다. 지난 6월 초기품질조사(IQS)에서 현대·기아차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구매 이후 3년간 만족도를 평가하는 VDS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 진정한 품질력을 갖춘 기업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품질 경영을 위해서 고객과 소통 문제를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에서 조직 재정비에 나선 정 회장은 해외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그룹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글로벌 생산·판매 거점을 방문해 직접 품질을 점검하며 탈출구를 마련했다.
1938년생인 정 회장은 지난 8월 글로벌 현장경영에 나선 이후 매달 해외를 찾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정 회장이 3개월간 찾아간 국가는 6개국에 달한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현장 경영 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 박창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