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늘리는데 결정적 역할한건 딤플…드라이버의 소재와 기술도 발전 거듭
그래파이트 샤프트·캐비티백 아이언…주말 골퍼를 싱글로 만드는 첨단과학
그래파이트 샤프트·캐비티백 아이언…주말 골퍼를 싱글로 만드는 첨단과학
이 수치를 근거로 마이크 데이비스 USGA 사무총장은 "선수들의 드라이브샷 거리 증대는 골프장 전장 확대를 강요하고 이는 골프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분명 나쁜 방향"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제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이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하지만 그건 피트니스와 체력 훈련을 통해 샷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성공한 프로골퍼들 얘기다. 주말골퍼는 아직도 18홀 라운드 중 몇 차례 '파온'시키기에도 급급해한다.
보고서의 다른 내용에 따르면 2016년 영국 남자 아마추어 골퍼들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08야드에 불과했다. 21년 동안 8야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자 골퍼 평균은 2013년에서 2017년 사이 146야드에 그쳤다. 상황이 이런데도 거리를 줄인 골프공을 사용하라니. 주말골퍼에게는 말도 안 되는 얘기일 수밖에 없다. 골프의 발전은 과학의 발전에 많이 기대왔다. 과학의 발전 없이는 골프의 발전을 논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리는 '2018 한국골프종합전시회(KOGOLF 2018)'는 과학의 발전에 기댄 골프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대다. 주말골퍼들의 꿈인 '장타'를 실현한 골프용품들이 대거 출품돼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장타는 골프공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장타자들이 300야드 이상 칠 수 있게 한 가장 큰 발견은 골프공 딤플일 것이다. 딤플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볼 수 없었을지 모른다. 1800년대 골프공은 탁구공처럼 표면이 매끈했다. 하지만 공을 자주 사용하면서 표면에 상처가 났고, 새 공보다 흠집이 있는 공이 더 멀리, 더 똑바로 날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게 바로 딤플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미국골프협회에 따르면 동일한 조건에서 딤플이 있는 공은 딤플이 없는 공보다 30m 정도 더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공헌한 새로운 골프공들을 확인할 수 있다. 골프공을 생산하는 캘러웨이와 던롭 등이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헤드 소재와 기술을 발판 삼은 드라이버의 발전 역시 거리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캘러웨이는 드라이버 성능 개발을 통한 거리 증대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표적인 제품이 1991년 등장해 한 시대를 풍미한 '혁명적인' 드라이버 빅버사다. 당시 드라이버 헤드 크기는 190㏄였다. 요즘 나오는 460㏄ 헤드와 비교해보면 터무니없이 작지만 당시만 해도 '엄청나게 크다'는 평가를 받은 '빅헤드' 드라이버의 효시였다. 2004년 헤드 크기를 460㏄로 제한하는 골프 규칙이 생긴 것도 바로 빅버사 영향 때문이다. 캘러웨이는 올해도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로그(Rogue)'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하고 인기몰이를 준비하고 있다.
'정확성'을 높인 캐비티백 아이언의 등장도 골프 발전에 한몫했다. 골프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캐비티백 아이언을 처음 개발한 업체는 핑이다. 1982년 개발된 핑i2는 캐비티백 아이언의 대유행을 이끌었고, 1984년에는 스퀘어 그루브(사각형 홈)까지 도입돼 백스핀이 많아지게 됐다. 헤드 중심에 공을 맞히기 어려운 주말골퍼들이 다소 빗맞은 샷으로도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골프를 대중 속으로 스며들게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핑골프는 '엄청난 비거리와 최상의 타구감'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G400 아이언을 선보인다.
'아이언의 대명사' 미즈노는 한국 골퍼가 선호하는 디자인과 타구감으로 기획하고 제작된 한국 전용 모델 'MX-50 포지드 아이언'을 들고 나온다. 일체형 정통 연철단조 아이언으로 한층 더 향상된 타구감과 컨트롤 성능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그래파이트 샤프트 혁명 역시 장타의 시대를 열게 한 원인 중 하나였다. 초기 골프클럽의 샤프트는 히커리 나무였다. 다른 나무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탄성이 좋아 널리 사용됐다. 이후 스틸 샤프트가 나와 히커리 샤프트를 대체했고 현재 주말골퍼 골프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그래파이트 샤프트가 실용화된 것은 1980년대 들어서였다. 카본섬유는 1960년대 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항공 소재로 개발한 신소재였다. 당시에는 희소성과 가격이 비싸 샤프트에 적용하지 못하다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이 기술이 골프채 샤프트로 연계됐다. 이처럼 카본은 샤프트의 혁명을 넘어 골프의 혁명을 일으킨 소재 중 하나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첨단과학이 접목된 샤프트를 장착한 신제품을 마음껏 경험해 볼 수 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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