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저축은행 업계는 더 강력해진 규제 일변도 환경 속에서 활로 찾기에 한창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당국은 연달아 굵직한 '고금리 철퇴' 정책을 내놨다. 먼저 법정 최고금리가 2월 27.9%에서 24%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당국은 사실상 '20%'를 기준선으로 삼아 그 이상은 악성 고금리 대출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 은행·상호금융에 적용되던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도 2021년부터 도입된다.
하지만 잇단 규제에도 저축은행 업황은 어둡지만은 않다. 자정과 혁신을 거듭해온 저축은행들의 노력이 이제야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 중 21곳(26%)이 자산 규모 1조원을 넘기며 성장세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반 토막 났던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도 눈에 띄게 회복됐다. 2010년 말 정점이던 76조7900억여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3년 바닥을 친 30조6900억여 원에서는 꾸준히 상승해 올해 1분기 기준 52조7900억여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당국 규제 방침과 높아지는 사회적 책임에 발맞추면서도 성장 궤도에 올라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중금리 대출 등 서민상품 개발 △모바일·핀테크 접목한 디지털 혁신 △활발한 사회공헌활동 등이다.
먼저 저축은행들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활용해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서민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해 1분기 자산 규모 6조1000억원으로 업계 1위 입지를 다진 SBI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바 있다. 중금리 상품은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의 '금리절벽'을 없애고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금융당국에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품군이다. SBI는 2015년 모바일 기반의 중금리 신용대출 '사이다'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SBI중금리바빌론'을 출시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모바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4월 서민금융 분야 생활금융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선보였다. 출시 한 달 만에 이체금액 1000억원을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웰컴 측은 기존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과 차별화를 꾀한다. 시중은행 앱이 1금융권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위주였다면 웰뱅은 소상공인·저소득층 등을 위한 서비스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게 '사업자매출조회' 서비스인데, 사업자 고객이라면 매장 카드 매출을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웰컴저축은행 계좌로 카드 매출 입금 계좌를 연동해두면 입금 누락분이 있을 경우 앱이 알려준다.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모바일앱, 모바일웹, PC홈페이지를 한데 모은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여 고객들이 지점 방문 없이 대부분의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챗봇 도입,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 온라인 전용 상품 개발로 고객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공헌에도 발벗고 나섰다. 인천지역 최대 저축은행인 모아저축은행은 2008년부터 매년 인천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학업성적이 우수한 인천고등학교와 제물포고등학교 재학생 8명에게 장학증서와 함께 총 8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저축은행 업계는 그간 각 분야에서 갈고닦은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영업점서 예·적금 들때보다 '모바일 비대면'때 금리 우대
#직장인 A씨(35)는 곧 만기가 다가오는 은행 적금 목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이다. 변동성이 큰 투자는 꺼려져 다시 은행 적금을 들까도 싶지만 여전히 1년 만기 기준 연 2.0%에도 못 미치는 금리가 불만족스럽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적금에도 관심이 간다. 하지만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대규모 저축은행이 줄줄이 도산했다던 뉴스가 아직도 생생해 망설여진다. A씨처럼 저축은행을 활용한 재테크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과거 기억에 사로잡혀 쉽사리 저축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저축은행별로 1인당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만기 때 원금과 이자 합계가 5000만원 이하가 되도록 예·적금 상품에 가입했다면 해당 저축은행이 부실화해도 이자까지 모두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 전 저축은행 경영 상태도 확인하자.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이나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관련 지표를 검색해 볼 수 있다. 보통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8% 이상일 때, 고정이하여신비율(총여신 대비 연체·부실여신 비율)이 8% 이하일 때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저축은행과 거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제 금리 혜택이 가장 좋은 상품을 고를 차례다. 저축은행중앙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SB톡톡'만 있으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영업점에 발품을 팔지 않아도 업체 간 금리 비교부터 계좌 개설까지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영업점 가입 상품보다 예·적금 금리가 더 높은 경향이 있어 비대면 혜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상품 비교는 SB톡톡 앱 메인 화면의 '계좌개설' 항목을 누르면 된다. 금리가 높은 순, 가까운 거리순 등 원하는 방식으로 예·적금 상품을 정렬해 한눈에 볼 수 있다. 7월 20일 현재 비대면 정기적금 상품 중에는 1년 만기에 연 3.0% 넘는 금리를 주는 상품도 다수 판매되고 있다. 금화저축은행, 안양저축은행 '비대면 정기적금'이 연 3.2%, 웰컴저축은행 'WELCOME 첫거래우대 정기적금'이 연 3.1%, 키움예스 'SB톡톡 키워드림 정기적금'이 연 3.0%를 준다. 예금 상품 중에서도 6개월 만기 연 1.8%, 1년 만기 연 2.9% 등 시중은행에서 기대하기 힘든 고금리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 금리와 가입 조건은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의 '금융상품한눈에' 코너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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