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가격 약세가 발목
21일 오전 11시40분 현재 고려아연은 전날보다 1만2000원(3.10%) 내린 37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고점인 49만원(종가기준) 대비 25% 가량이 빠졌다.
고려아연의 주가 부진은 4분기 실적쇼크성 실적에 기인한다. 지난 3분기 말 원가 상승에 4분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료값과 판매가 간 가격차가 수익성을 악화시킨 것.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부담까지 가중되면서 4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0%까지 감소했다.
실적부진 우려가 남아있지만 고려아연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밝다. 특히 국제 상품가격 상승 추세와 생산력 확대, 주요국의 양적완화가 2000년 초부터 고려아연의 오름세를 지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조건들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특히 고려아연이 최근 약 1300억원을 투자한 2014년 10월까지 9번째 전해공장을 완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증설이 아연 생산능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통상 아연 생산량이 확대되면 정광(높은 품질의 광석) 증가에 따라 기타 금속 생산량도 늘어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연과 연(납)의 순수입국인 거대한 중국시장과 보유 현금성 자산이 1조원에 육박해 설비 확장에 필요한 자본을 보유했다"며 "최근 토지 매입으로 여유 부지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자본·토지 삼박자를 갖추고 있어 고려아연의 생산력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증설에 따른 아연 생산능력은 현 60만톤에서 80~90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저평가 측면도 강조된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쇼크의 영향으로 주가가 40만원 이하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금속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10%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적정주가는 예상 ROE에 근거한 42만원"이라고 전했다.
밝은 전망속에서도 고려아연이 반등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귀금속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올 1분기 이후 미국경기 회복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으로 대체재이자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회복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면 금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돼 단기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며 "금·은 매출액 비중이 전체 50% 가량을 차지하는 고려아연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의 명확한 의견 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연구원은 "고려아연이 고품질의 정광을 계속 투입하는데도 귀금속과 희소금속 생산량을 추가로 늘리지 않는다면 수익성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1998년부터 현재까지 회사측이 공시를 통해 신설 및 증설 계획에 따른 정확한 생산량을 밝힌 적이 단 두 건에 불과한 만큼, 정광 투입이나 부산물 생산량 시기 등을 정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전해공장 증설에 대해서도 생산량 확대가 아닌 비용절감에 목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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