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채권형 펀드로 2100억달러(약 230조원)가 신규 유입됐으며, 국내도 해외 채권형 펀드에 4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고 유럽 재정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 금융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에는 크레디트 채권 버블 논쟁과 함께 채권형 펀드 기대수익률 하락 전망이 맞물려 지난해 말 이후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인 글로벌 자금이 주식으로 대이동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전 세계 주식형 펀드로 순유입된 180억달러(약 20조원) 중 12월 한 달에만 110억달러가 순유입될 정도로 최근 한두 달 주식시장에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채권투자 자금은 유입 규모는 줄었지만 아직도 꾸준히 순유입되는 것을 볼 때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대이동'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헤지펀드 등 발 빠른 '스마트머니'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 선호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은 틀림없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경기 회복 속도는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민간ㆍ공공 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국내 경제 여건과 양호한 성장잠재력에 힘입어 제조업 경기가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각각 1.0%와 5.3%로 예상했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신흥국의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돼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올해 수출업종 실적 둔화 우려와 뱅가드 펀드 한국 비중 축소 등이 악재가 돼 주요국 증시보다 부진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회복이 진행된 가운데 국내 증시의 이러한 소외 현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 경제는 여전히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기업들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한 이익 창출 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최근 부진했던 국내 증시는 무디스의 동일한 신용등급 국가들 중 주가수익비율(PER) 8.3배로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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