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로 4분기 실적시즌의 막을 올렸지만 시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당일인 지난 6일 컨센서스를 1조원 웃도는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1.80% 상승했고, 다음 거래일인 9일에는 3% 가까이 뛰며 장중 187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무려 72.3%에 달한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6일 0.35% 상승한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나타나자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펀드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가 2050선을 넘어서자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약 1174억원이 순유출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의 삼성전자 평균 편입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반면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0% 수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시장 상승국면에서는 펀드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에 못미칠 수 있다. 예컨대 1000억원규모 펀드에 삼성전자 비중이 10%(100억원)라고 가정했을 때, 삼성전자의 주가가 5% 가량 상승했을 경우 펀드 수익률에는 0.5%의 상승분이 반영된다. 펀드 수익률이 지수 상승률보다 떨어질 경우 펀드매니저들은 수익률 방어를 위해 펀드 환매에 나서고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부추겨 지수 하락과 직결된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나홀로 독주하는 시장 상승 국면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삼성전자 편입 비중을 늘리고 싶어도 주가가 출렁이면 펀드의 변동성도 덩달아 확대될 수 있어 10% 내외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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