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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투자자 "숨은 악재있나 불안"

지면 A12
사측 "세금납부위한 조치 향후 추가매도 없을 것…펙사벡 임상 문제없다" 해명
제넥신 임상투자 호재에 주가는 다시 오름세로…업계 "회사 신뢰성에 타격"
대주주 지분 매각 논란
사진설명
신라젠 문은상 대표 등 대주주가 보호예수 해제 직후에 지분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번 매도를 통해 문 대표 본인은 13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고, 개인 지분율은 7.84%에서 5.49%로 감소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그는 2014년부터 신라젠 대표이사를 맡았고 2015년 말 최대주주가 됐다. 문 대표에게 의결권을 위임했던 지인들과 친인척들도 매도에 합류해 개미들이 알지 못하는 악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지난 4일 주가가 급락하자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먹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신라젠은 5일 회사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리고 문 대표 매도가 세금 납부와 채무 변제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아울러 신라젠은 "특허 출원 실패에 따라 임상이 중단됐다는 것은 유언비어"라며 "회사의 본질적 가치인 펙사벡과 관련한 모든 임상 과정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일부 인터넷 주식투자 사이트에는 신라젠이 미국 소재 자회사를 통해 개발 중인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펙사벡과 관련해 특허 출원에 실패했고, 이 때문에 최대주주가 주식을 판 것 아니냐는 루머가 돌았다. 신라젠은 시가총액이 6조원을 넘어 코스닥 내 3위이지만 2016년 매출액이 불과 53억원에 468억원의 영업적자를 봤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영업적자가 372억원에 달했다.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은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밖에 없기 때문에 주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 대표)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액수의 세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문 대표 등 대주주들이 마련한 매각 대금은 대부분 세금 납부와 채무 상환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 등이 지분을 장내에서 팔긴 했지만 수차례 분할해 매각했기 때문에 주가 등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4일 신라젠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면서 공매도 물량도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신라젠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122.9% 늘어난 2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한 달 사이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192억원)과 비교해도 51% 많은 수준이었다. 5일에는 장 초반 매도 물량으로 7% 넘게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반등해 8.46%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신라젠이 또 다른 바이오기업 제넥신의 항암 임상시험에 투자했다는 '호재'가 최대주주 매도라는 '악재'를 덮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 해명에도 주식 투자 사이트에서 일부 투자자는 "뒤통수를 맞았다" "팔고 나서 올린 글은 믿음이 안 간다"고 비난한 반면 옹호하는 쪽에선 "악재는 다 해소됐다"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증권업계에선 최대주주가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자마자 주식을 처분한 것은 회사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젠처럼 대주주가 갑작스럽게 지분을 처분하는 사태가 빈번하지만 미국에서는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때 공시를 하게 돼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사전에 공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는 것과 대주주가 기존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동일하게 보기 때문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태기 골든브릿지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이 과열된 상태에서 신라젠 대주주 지분 처분 소식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거에도 대주주 지분 처분을 계기로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가 빠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젠이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준비 중인 '코스피·코스닥 신통합지수'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연기금의 벤치마크지수가 될 예정인 신통합지수는 시가총액뿐 아니라 재무제표, 주가 변동성 등도 종목 편입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신헌철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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