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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핀란드 재정적자 경고 … 시험대 오른 유럽식 복지

지면 A10
GDP 3% 초과에 시정 요구
佛·伊·벨기에 이어 9번째
핀란드가 유럽연합(EU) 재정 기준을 다시 초과하면서 북유럽식 복지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재정적자가 10년 넘게 이어졌고 경제 회복이 지연된 데다 인구 구조 변화까지 겹치면서 재정 운용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EU 집행위원회는 핀란드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기준을 반복 초과했다며 '초과 재정적자 시정 절차(EDP)'를 개시하겠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EDP는 회원국의 재정적자·국가부채가 기준을 넘으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제도다. 핀란드의 재정적자는 2024년 GDP 대비 4.4%였고 2025년에는 4.5%로 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는 안보 환경을 고려해 국방비 증가분 중 1.5%포인트를 적자 계산에서 제외하지만 "국방비를 제외해도 적자폭이 지나치게 크다"고 설명했다.

EU는 핀란드의 재정 악화를 이끈 요인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늘어난 정부 지출과 생활비 부담 완화 정책을 들었다. 인구 구조 변화도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EU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핀란드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3.4%로 유럽에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령층 증가와 노동 연령층 축소가 복지 지출과 세입 기반 모두에 부담을 주는 흐름으로 확인된다.

경제 여건도 재정 개선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EU는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 붕괴 이후 수출산업 회복이 지연됐고 러시아 제재로 관광객과 물동량이 줄어 성장 기반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EU는 핀란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제시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7월 핀란드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추며 코로나19 이래 확대된 공공지출과 성장 둔화를 부담 요인으로 평가했다. 핀란드 정부도 구조적 어려움을 인정하는 입장을 밝혔다. 리카 푸라 핀란드 재무장관은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공공지출이 계속 늘어 재정 균형이 무너졌다"며 "100억유로(약 17조원) 규모의 긴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란드 의회는 2027년부터 차기 정부의 적자 허용 범위를 사전에 고정하는 '부채 제동장치' 도입에 합의했다.

핀란드의 재정 압박은 유럽 전반에서도 이어진다. 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 등 8개국이 이미 EDP 대상이며 핀란드가 추가되면서 적자 관리가 필요한 국가가 더 늘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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