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항공사 보조금 빌미로
구리·육류 등 89개 대상
美 - EU 무역전쟁 가능성
구리·육류 등 89개 대상
美 - EU 무역전쟁 가능성
미국이 중국과 지난달 29일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이후 EU 쪽으로 무역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전쟁 휴전에 따른 기대감으로 글로벌 증시가 '안도랠리'를 타고 있지만 미국·EU 무역전쟁이라는 새로운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악영향이 우려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EU와 특정 EU 국가들을 겨냥한 고율 관세 대상에 40억달러 규모 89개 세부 품목을 추가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조치는 EU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유럽 국가들과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미국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USTR는 설명했다. USTR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같은 이유로 210억달러 규모 관세 표적을 발표했고, 이번에 품목을 추가했다. 이번에 추가된 품목에는 체리, 육류, 치즈, 올리브, 파스타, 위스키, 구리를 포함한 일부 금속 등이다. 이에 대한 공청회는 8월 5일 열릴 예정이다.
이번 미국·EU 무역전쟁의 배경은 항공사에 대한 보조금 문제다.
미국은 EU 항공사인 에어버스, EU는 미국 항공사인 보잉에 대한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각각 피해를 봤다고 WTO에 제소해 약 15년 동안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이 각각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가운데 조만간 WTO의 최종 결정이 나올 예정이다. 이러한 WTO의 결정을 앞두고 미국이 선제 공격에 나선 모양새다.
USTR는 "WTO가 승인하는 대응 조치의 적정 수위에 대한 중재 보고서를 고려해 최종 목록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EU의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인해 연간 110억달러 정도 피해를 봤다고 추산하고 있다.
미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EU 역시 즉각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미국·EU 무역전쟁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미국과 EU는 양자 무역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농산물 시장 개방 등 쟁점이 많은 상황에서 양측 항공사 보조금 문제로 인해 보복관세 전쟁이 시작된다면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할 수밖에 없어 결국 관세폭탄 전쟁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항공사 보조금 문제로 인해 보복관세는 미·중 무역전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사 보조금 문제로 인한 보복관세는 WTO 결정에 근거한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처럼 미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보복관세 부과 근거 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EU 무역전쟁이 본격화한다면 미·중 무역전쟁 못지않게 세계경제의 최대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본질적으로 이미 시작됐다"며 "그들(협상진)이 전화로 많은 얘기를 하고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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