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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사범만 '어부지리'

경찰이 인지 수사한 주가조작 사범이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나는 '어

부지리'(?)를 얻었다.

증권가에서는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ㆍ경의 미묘한 알력 탓에 주가조작 사범

이 엄정한 처벌을 모면하는 사례가 발생함으로써 모럴해저드가 심화되는 것 아

니냐는 염려가 대두된다.

또 주가조작이 금융감독원 등에 적발돼도 수사기관에 고발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리는 단속 시스템의 허점이 시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8일 일선 경찰서로는 처음으로 주가조작 혐의를 밝혀냈다며

코스닥기업인 동진에코텍 대주주인 배 모씨와 HㆍS증권사 직원 등 61억원대 주

가조작 피의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10일 검찰에 의해 모두 기각

처리됐다.

검찰은 "지난해에 이미 배 모씨 등의 혐의를 포착했으나 구속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해 불구속 수사중인 사안을 경찰이 사전조율 없이 수사에 착수하

면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며 "경찰 수사내용을 보면 주가조작 자금 출처와

주가조작을 통해 발생한 이익의 귀속처가 불명확해 영장기각 후 보완수사를 지

시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 모씨 변호인이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점

을 거론하면서 검찰의 '봐주기 의혹'을 제기해 검찰이 발끈하고 나서는 등 양

측의 감정싸움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사채업자 배 모씨는 지난해 환경업체인 동진에코텍을 편법을 동원해 돈 한 푼

안 들이고 인수한 뒤 10여 차례에 걸친 허위공시와 허수주문, 통정매매 등 수

법으로 2000원대 주가를 지난 2월 2만2000원대까지 끌어올렸다.

국제정공 등 코스닥기업의 주가조작에도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씨는 금융

감독당국에 적발되더라도 보통 주가조작이 이뤄지고 1년 여가 지난 뒤에야 검

찰에 고발된다는 허점을 이용해 감시망을 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관계자들은 "검찰과 경찰간 갈등이라는 우발적 요인으로 빚어진 해프닝일

지는 모르나 주가조작 사범으로 인한 경제질서 문란과 투자자의 피해를 감안할

때 수사기관이 좀더 엄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차제에 주가조작 사범 적

발과 처벌이 신속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

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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