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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의 심리학, 개인적 좌절ㆍ불만이 사회에 대한 복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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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원인이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봤다는 여러 목격자의 진술이 나왔다.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사건 역시 '문화재 방화'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문화재 대상 방화범의 심리 기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재 대상 방화가 사회 문제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06년 5월 발생한 수원 화성 서장대 방화 사고가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서장대 누각 2층(19㎡)이 전소됐다. 당시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3억여 원의 채무 때문에 고민하다 소주 한두 병을 마시고 불을 냈다"고 진술했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는 "모든 방화에서 나타나는 개인적 불만에 사회적 관심 극대화라는 목적이 더해지면서 생겨난 결과물이 문화재 방화"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방화는 개인적 불만과 이에서 비롯된 사회적 적개심이 동인이 돼 발생한다.

사회를 향한 복수심리가 방화의 기본적 심리 기제인 셈인데, 이 같은 복수심을 현실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대상이 문화재다. 문화재는 그 자체로 우리 사회 공동의 가치이자 자산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그 결과 문화재가 불타면 온 사회의 관심이 이곳으로 집중되고, 그 관심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방화범의 왜곡된 파괴 심리가 얻는 만족의 강도도 커지는 메커니즘이다.

이번 사건은 대상 문화재의 상징성이나 사회적 주목도에서 앞서 발생한 사건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조병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범죄연구센터장은 "언론의 관심을 끄는 데 국보1호인 숭례문만 한 것을 찾기 어렵다"며 "숭례문은 대한민국이라는 한 사회가 구현하는 가치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방화는 우리 사회 전체를 겨냥한 일종의 정신적 테러"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시점 역시 우발적이기보다는 의도적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 마지막 날 터진 이 사건은 이튿날 우리 사회의 모든 이슈를 압도할 정도로 파괴력이 컸다.

조 센터장은 "만약 시점 선택이 의도적이었다면 연휴 뒤 첫 출근을 한 직장인들의 화제 선점을 노렸다고 할 수 있다"며 "일반 테러 범죄에서 관찰되는 주도 면밀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교수는 "사회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이 같은 양상의 방화 범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사회 안전망 확충을 통해 소외계층을 줄이는 것만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노원명 기자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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