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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습격사건` 공모한 경찰관

15년지기 절도범 절단기로 금고털때 망 봐
훔친 5천만원 절반 나눠…서장 대기발령
최근 경찰연루 범죄 급증…"갈데까지 갔다"
사진설명
전남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에 현직 경찰관이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이미지 추락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 살인사건 피의자에게 돈을 받고 변호사를 소개하는 '알선 경찰'이 검찰에 붙잡힌 데 이어 조직적으로 계획된 '우체국 습격 사건'에 현직 경찰이 공모한 것으로 드러나자 일부 경찰의 낮은 윤리의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경찰서 관할 삼일파출소 소속 김 모 경사(44)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이미 구속된 금고털이범 박 모씨(44)로부터 "김 경사와 공모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25일 오후 10시께 김 경사를 긴급체포했다.

김 경사는 사건이 일어나기 열흘 전인 지난달 29일 휴대전화 카메라로 우체국 내부를 촬영한 사실이 알려져 공모 의혹을 샀다.

당시 파출소장, 동료 경찰과 함께 연말 방범순찰을 하던 김 경사가 혼자서 우체국 내부를 촬영하는 모습이 우체국 내부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 박씨는 지난 8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 우체국 금고와 맞닿은 여수 삼일동 모 식당에 들어가 우체국 금고의 뒷면을 산소절단기로 도려내고 현금 5200만여 원을 훔쳤다.

경찰은 김 경사가 범행 전 박씨에게 우체국 내부 구조와 금고 위치 등을 박씨에게 알려줬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경사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통화내역 조회와 휴대전화 사진 복원, 이메일 분석 등으로 공모 관계를 조사해왔다.

김 경사는 장례업, 차량견인업, 분식점 경영 등을 해온 박씨와 15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7년 전 여수의 한 현금지급기에서 박씨가 879만원을 훔친 것도 김 경사와 공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005년 김 경사가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여수서 강력팀에서 근무한 것으로 미뤄 김 경사가 사건 은폐나 수사 방해에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또 여수 금고털이 사건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김재병 여수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최근 들어 이 같은 현직 경찰관 관련된 범죄가 잇따르는 분위기는 수사권 보장을 요구하는 경찰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살인사건 피의자에게 돈을 받고 변호사를 알선한 서울지방경찰청 3기동대 이 모 경위가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살인사건 피의자인 최 모씨(35)가 구속되기 전 "사건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아는 변호사를 소개시켜주겠다"며 돈을 요구해 1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지난달 20일에도 강남권 경찰서에서 재직했던 간부급 경찰관이 안마시술소에서 여러 차례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를 포착한 검찰이 먼저 해당 H경감에 대한 내사에 들어간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강도 범행 모의에 가담한 혐의(강도예비)로 서울 양천경찰서 E경사가 구속기소됐다. E경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자동차 판매원이 모 대기업 회장 집에서 금품을 털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가담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실패 등으로 수억 원의 빚을 안은 E경사는 범행에 필요한 속칭 '대포폰'과 '대포차량'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엔 전남지방경찰청 D경위가 추락사 중학생과 관련해 과외교사를 조사하다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 밖에 최근 2~3년 동안 경찰관이 도박 사이트 운영, 사채업 관여, 마약 사건에 연루된 사례도 부지기수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범죄에 연루된 몇몇 일선 경찰관들로 인해 경찰 전체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내부고발자 제도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를 저지른 경찰관은 주로 개별적으로 처한 상황이 저마다 달라 조직적인 부패라고 보기 힘들다"면서도 "이런 사례들로 인해 경찰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의 자정 노력이 지금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윤리의식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은 물론 범죄와 밀접한 사건 부서는 혼자 맡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여수 = 박진주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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