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낮은 저축률·저출산 등으로 한국경제 갈수록 힘 잃어
낮은 저축률·저출산 등으로 한국경제 갈수록 힘 잃어
그런데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사회가 얼마나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누구는 120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또 누구는 150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이 나름 고민을 하다가 세 가지를 기반으로 잠재성장률을 구하자고 했습니다. 그게 바로 자본, 노동, 생산성입니다. 여러분이 한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여러분이 공장을 운영하려면 기계가 필요하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기계나 공장을 지을 땅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겠죠. 이를 자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근로자를 고용해야겠죠? 이를 노동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공장도 만들고 일하는 사람도 고용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가령 공장에 처음 온 사람은 10밖에 못 만들어내는데 일에 숙달된 사람들은 15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일한 경험이나 교육 정도에 따라 만들어낼 수 있는 양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이런 이유로 일정 기간에 얼마나 많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를 따지는데, 그게 바로 생산성입니다. 그러니까 공장이 최대한 만들 수 있는 제품량은 돈(자본)하고 사람(노동)을 있는 힘껏 투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과(효율성)를 많이 내면 되는 것이겠죠.
국가도 비슷해요. 얼마나 많이 성장할 수 있느냐를 보려면 노동하고 자본이 얼마나 투입되고 생산성이 얼마나 향상되는지를 보면 됩니다. 그런데 앞서 기사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3%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자본, 노동, 생산성 세 가지 요소가 다 상황이 안 좋아서 그렇습니다. 우선 자본을 볼까요. 한 사회가 투자할 돈을 모으려면 그만큼 사람들이 저축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은행에 돈이 쌓여서 기업들에 돈을 빌려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축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입 중 절반이 넘는 금액을 저축했다면, 지금은 절반 이하로 저축을 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돈이 모이질 않는 것이죠.
노동도 문제입니다. 2017년부터 한창 일해야 하는 사람 수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게다가 저출산으로 앞으로 일할 사람이 더 감소한다고 합니다. 결국 한 사회 전체로 봤을 때 노동 투입이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생산성도 그리 빨리 증가하지 못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게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규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령 지난해 잠깐 불거진 액티브엑스(Active X) 사건을 예로 들어볼까요.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이트를 통해 여주인공이 입은 일명 '천송이 코트'를 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액티브엑스라는 파일을 의무적으로 깔게 하는 바람에 정작 그 많은 중국 사람들이 한국 사이트를 통해 옷을 살 수 없었습니다. 이런 규제 때문에 성과가 안 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들이 합쳐져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이 3%대 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1990년대 7%, 2000년대 초반 4.5%대로 높았던 것과 비교해 보면 한없이 낮아진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잠재성장률은 달성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최대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잠재성장률이 3%대 초반이라는 것은 실제로 우리가 이 정도 성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8%라고 전망했습니다. 잠재성장률은 보통 몇 년간 이어지니까 이렇게 되면 계속 2%대 '저성장'이 이어지는 거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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