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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승마·영재센터 지원은 뇌물"…朴 前대통령 중형 가능성

지면 A4
삼성의 승마 지원액 73억, 영재스포츠센터 16억 `뇌물`
삼성 현안해결 대가성 인정, 대통령 직무관련된 일 판단
늦어도 10월 중순 선고 예상
◆ 이재용 징역 5년 / 박근혜 前대통령 재판 영향은◆

25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5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25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5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뇌물공여 등 혐의에 유죄를 선고하면서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도 유죄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 법원은 뇌물사건에서 공여자에게 유죄를 선고하면 수수자에게는 2~3배 정도 무거운 형량을 내린다. 25일 검찰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죄 혐의에 유죄가 선고되자 "뇌물공여자 측에 대한 오늘 1심 선고 결과를 충분히 검토·반영해 수수자인 박 전 대통령, 최순실 씨(61·구속기소)의 뇌물사건 공판에서 효율적인 공소 유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승마 지원 관련 뇌물로 약 73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관련 뇌물로 약 16억원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그러한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다. 뇌물죄 법리는 뇌물을 건넨 사람과 받은 사람 간에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이 이뤄져야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은 이 부분을 인정한 것이다. 정유라 씨(21)의 승마 훈련 등에 대한 삼성 측의 지원에 대가성이 있었고, 삼성 현안 해결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된 일이라고 법원이 판단한 셈이다.

이날 판결에 따라 이 부회장 재판 기록과 판결문은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그에게 불리한 증거로 활용될 게 유력시된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재판부는 다르지만 판단 근거가 되는 증인의 증언이나 증거가 겹치기 때문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검찰과 함께 박 전 대통령 뇌물 재판의 공소 유지도 함께 맡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특검은 앞서 실형이 선고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38) 등의 판결문을 이 부회장 재판에서 증거로 신청했다. 국민연금공단의 삼성 합병 찬성 지시를 삼성과 박 전 대통령의 대가관계이자 부정한 청탁의 근거라고 본 특검 입장에선 이 판결이 유리한 근거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공판 관련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김재훈 기자]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공판 관련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김재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리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공판은 현재 59회까지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가 10월 17일이어서 늦어도 10월 중순까지는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특히 그간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대한 심리 위주로 재판을 진행해왔다. 해당 재판에서 노승일 전 부장(41), 박헌영 전 과장(38) 등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이 출석해 증인 신문을 받았다. 또 다른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출석했다. 최근에는 지난 21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전직 전무이자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 씨(39)를 법정에 증인으로 소환해 최순실 씨가 센터에서 어떤 지위였는지, 삼성이 후원금을 낸 경위가 무엇인지를 확인했다.
사진설명
지난달 10일에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자신의 재판에서 불리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증언을 거부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왼발을 다쳤다는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 두 사람의 법정 대면은 무산됐다. 이처럼 뇌물 혐의와 관련한 증인의 집중 신문을 펼친 결과 관련 사건 증인 신문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일엔 총 34명의 검찰·특검 진술조서가 증거로 쓰이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던 기존 입장을 뒤집으면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이들에 대한 증인 신문은 진술조서를 법정에서 공개하는 절차로 대체된다. 다만 이 부회장의 유죄가 박 전 대통령의 유죄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받은 사람이 뇌물을 인식하고 받은 것이 아니라면 무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87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뇌물공여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뇌물을 주는 행위와 상대방이 금전적으로 가치가 있는 물품 등을 받아들이는 행위가 필요할 뿐 반드시 상대방 측에 뇌물수수죄가 성립될 필요는 없다"고 돼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는 수뢰액이 1억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박 전 대통령도 유죄가 인정되면 중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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