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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최대 쟁점은 `묵시적 청탁`

지면 A4
삼성 "증거도 없이 판결"…특검, 청탁 입증에 총력
◆ 삼성의 비상경영 ② / 더 뜨거워질 2심 재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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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시작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항소심 재판에선 양측 간에 1심보다 치열한 법정다툼이 전개될 전망이다. 1심 판결로부터 일주일 이내인 다음달 1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할 수 있지만 양측이 일찍이 항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주 초쯤 항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에서 가장 큰 쟁점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에게 삼성그룹의 '포괄적 현안'에 대해 '묵시적 청탁'을 했는지다. 1심 법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나 그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 '개별적 현안'과 관련해서 삼성 측이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청탁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해선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경영권 승계에 관한 부탁과 승낙이 있었다는 물증이나 당사자 진술이 없다고 해도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도와줄 것을 기대하고 정유라 씨(21)의 승마나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묵시적 청탁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1심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여 원에 대해 '제3자 뇌물죄'를 유죄로 판단했는데, 제3자 뇌물죄의 경우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반면 특검은 묵시적 청탁뿐만 아니라 명시적 청탁도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항소심에선 각각의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을 입증하려 할 전망이다. 특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명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있는 입장"이라며 "오히려 1심 재판부에서 '포괄적 현안'에 대해서만 인정한 것에 대해 법리적으로 검토해보고 다음주에 열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기소)의 재판에서부터 미리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 역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1심 법원이 최씨가 받은 돈을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한 이유가 '공모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아닌 사람(최씨)이 돈을 받은 상황에서 공무원(박 전 대통령)에게 단순수뢰죄를 적용하려면 두 사람이 생계를 같이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여야 한다. 이 사건 초기부터 두 사람이 '경제적 공동체'인지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공모관계가 인정되면 최씨가 받은 뇌물이 박 전 대통령에게 귀속되는 등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승마 지원에 관심을 보인 점, 미흡한 지원에 대해 이 부회장을 질책한 점, 승마협회 임원 교체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한 점, 최씨로부터 승마 지원 진행 상황을 전달받아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공모관계의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삼성 측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모두 정황 증거뿐이라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 신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황 증거만으로 공모 여부를 속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특검 측은 "두 사람의 (범죄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이 있었다는 증거가 많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직권남용 혐의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으로 기소됐듯이 뇌물죄도 마찬가지"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실제 돈이 흘러가지 않았다 하더라도 두 사람의 공동 인식과 기능적인 행위지배(역할 분담)가 있었을 경우 공범은 성립된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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