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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은 내친구] 기준금리와 가계빚의 관계

지면 A35
가계부채 1400조 돌파하자 韓銀, 65개월만에 기준금리↑…주택대출 금리 인상 불가피
갑자기 늘어난 이자 부담에 가계 소비심리 위축 우려도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사진설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일제히 기준금리(한 나라의 금리를 대표하는 정책금리로 각종 금리의 기준이 되며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를 내렸던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요즘 들어 하나둘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6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려 '초저금리 시대'의 막이 내림을 알렸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영란은행(BOE)이 10년 만에 금리를 올렸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 배경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계 빚(가계부채)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며 "가계 빚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에 선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가계 빚 규모는 얼마나 되며 가계 빚이 많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했는지 궁금해집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빚은 2007년 말 665조4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에는 1419조1000억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가계 빚은 2000년 이후 증가율이 5~8% 선이었지만 2015년 이후 매년 10% 선으로 너무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가계 빚은 일반가계가 금융기관에서 직접 빌린 돈(가계대출)과 신용판매회사 등을 통해 외상으로 구입한 금액(판매신용)으로 구성됩니다. 판매신용은 주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름 휴가나 추석 명절 준비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판매신용은 가계 빚에서 비중이 5% 선에 불과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가계대출, 그 가운데 가계가 집을 구입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금액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주택을 담보로 잡히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빚 증가세를 이끄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은 9조9000억원 늘어 1분기(4조8000억원)와 2분기(9조5000억원)보다 확대 폭이 컸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중심으로 6·19대책과 8·2대책에 이어 10·24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5~2016년 사이 아파트 매매와 분양이 늘면서 기존에 은행이 집을 산 개인에게 대출해주기로 한 금액이 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그러면 가계 빚이 많으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가계 빚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실질 GDP 성장률+물가 상승률)보다 크면 소비 위축으로 인해 내수기반이 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올해 한국 명목 GDP 성장률은 4.6%에 달할 전망이지만 가계 빚 증가율은 이보다 높은 5.7%(3분기 기준)입니다. 당분간 가계 빚이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가율은 6%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달 초 국회예산정책처는 '내수활성화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이자 부담 등을 제외)이 줄면 민간 소비가 따라 줄어 내수 활기가 떨어진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GDP에서 투자는 조금 늘었지만 가장 큰 구성 부분인 소비는 아직 회복이 미미한데, 이자율이 오르는 경우 특히 자동차나 가구 등 내구재 소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과중한 가계 빚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적과 소비 위축 가능성을 저울질해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주택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주택가격 하락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 이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가량 올리는 등 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2.8%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 경우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 은행의 금리도 올라가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 빚 '취약고리'인 고위험 가구가 2만5000가구 늘고 이에 따른 부채는 9조2000억원 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하위 30% 저소득층은 대출금리가 1%만 올라도 총부채상환비율(DSR·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5%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져 피부로 느끼는 부담 체감도는 커집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기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 금융협의회에서 "저금리에 익숙해진 가계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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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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