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400조 돌파하자 韓銀, 65개월만에 기준금리↑…주택대출 금리 인상 불가피
갑자기 늘어난 이자 부담에 가계 소비심리 위축 우려도
갑자기 늘어난 이자 부담에 가계 소비심리 위축 우려도
도대체 우리나라의 가계 빚 규모는 얼마나 되며 가계 빚이 많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했는지 궁금해집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빚은 2007년 말 665조4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에는 1419조1000억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가계 빚은 2000년 이후 증가율이 5~8% 선이었지만 2015년 이후 매년 10% 선으로 너무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가계 빚은 일반가계가 금융기관에서 직접 빌린 돈(가계대출)과 신용판매회사 등을 통해 외상으로 구입한 금액(판매신용)으로 구성됩니다. 판매신용은 주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름 휴가나 추석 명절 준비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판매신용은 가계 빚에서 비중이 5% 선에 불과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가계대출, 그 가운데 가계가 집을 구입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금액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주택을 담보로 잡히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빚 증가세를 이끄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은 9조9000억원 늘어 1분기(4조8000억원)와 2분기(9조5000억원)보다 확대 폭이 컸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중심으로 6·19대책과 8·2대책에 이어 10·24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5~2016년 사이 아파트 매매와 분양이 늘면서 기존에 은행이 집을 산 개인에게 대출해주기로 한 금액이 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그러면 가계 빚이 많으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가계 빚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실질 GDP 성장률+물가 상승률)보다 크면 소비 위축으로 인해 내수기반이 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올해 한국 명목 GDP 성장률은 4.6%에 달할 전망이지만 가계 빚 증가율은 이보다 높은 5.7%(3분기 기준)입니다. 당분간 가계 빚이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가율은 6%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달 초 국회예산정책처는 '내수활성화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이자 부담 등을 제외)이 줄면 민간 소비가 따라 줄어 내수 활기가 떨어진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GDP에서 투자는 조금 늘었지만 가장 큰 구성 부분인 소비는 아직 회복이 미미한데, 이자율이 오르는 경우 특히 자동차나 가구 등 내구재 소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과중한 가계 빚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적과 소비 위축 가능성을 저울질해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주택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주택가격 하락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 이 같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가량 올리는 등 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2.8%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 경우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 은행의 금리도 올라가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 빚 '취약고리'인 고위험 가구가 2만5000가구 늘고 이에 따른 부채는 9조2000억원 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하위 30% 저소득층은 대출금리가 1%만 올라도 총부채상환비율(DSR·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5%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져 피부로 느끼는 부담 체감도는 커집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기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 금융협의회에서 "저금리에 익숙해진 가계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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