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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투기자본 먹잇감 된 韓정부

지면 A1
엘리엇 이어 메이슨도 "삼성물산 합병에 손실"…ISD 중재의향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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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 메이슨캐피털매니지먼트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한국 정부의 부당 개입으로 1800억원대 손실을 봤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 4월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ISD에 이어 약 두 달 만에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가 손해배상을 또 요구한 것이다. 당시 합병에 반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당수여서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ISD가 더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 정부가 글로벌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까지 나온다.

3일 법무부는 "메이슨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지난 6월 8일 ISD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재의향서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상대 정부를 제소하기 전 소송 대신 협상 의사가 있는지 타진하는 서면 통보다.

메이슨은 중재의향서 접수 90일 이후인 9월 중순부터 ICSID에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 메이슨의 중재 대리는 글로벌 로펌인 레이섬앤드왓킨스가 맡았다.

이날 법무부가 한미 FTA 협정문에 따라 공개한 중재의향서에서 메이슨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정부의 조치로 최소 1880억원(1억7500만달러)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메이슨은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제시된 합병비율이 주주 입장에서 불공정하다"며 합병을 반대해왔다. 합병 당시 메이슨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2.18%였다.

또 메이슨은 "삼성물산 합병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은 합병 조건이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게 책정하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책정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또 "합리적인 삼성물산 주주라면 이 같은 조건의 합병은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은 앞선 엘리엇 사례와 같은 맥락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부당하게 개입해 합병 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했고, 이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였던 자신들이 피해를 봤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메이슨은 국정농단 재판을 언급하며 "박근혜정부가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표결에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앞서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합병에 찬성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로 기소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1·2심에서 혐의가 인정돼 각각 2년6월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판결은 합병 당시 정부의 부당 개입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어서 이번 ISD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해석이 많다. 현재 이들 사건은 대법원 심리 중이다.

정부는 엘리엇 사례처럼 메이슨과의 협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을 통해 메이슨이 주장하는 손해배상 청구 금액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이 협상을 하더라도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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