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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은 내 친구] GDP 0.1%P의 무게

지면 A31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한은서 0.1%P 낮춰 2.9%로…GDP 1.56조원 줄어드는 셈
취업유발계수로 계산해보면, 2만여명 일자리 날아가게 돼…경제고통지수도 동반 상승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사진설명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유발된 무역 갈등과 국제유가 상승 그리고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말미암아 각국 중앙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0.1%포인트 낮춘 2.9%로 제시했습니다.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올해 실질GDP(물가상승률을 조정한 국내총생산(GDP)) 변화율로 측정됩니다. 따라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올해 실질GDP 증가 추세가 낮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실질GDP가 일정 기간에 한 국가가 창출한 부가가치의 합을 나타내는 총량 지표임을 감안하면 이는 생산·분배·지출 세 측면에서 2018년 경제 활동이 당초 예상보다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2017년 우리나라 실질GDP는 약 1556조원입니다. 따라서 당초 예상대로 3.0% 성장을 달성한다면 올해 우리나라 실질GDP는 약 1602조6800억원이며, 만약 하향 조정된 2.9% 성장에 그친다면 약 1601조1200억원이 됩니다. 즉 올해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감소하는 것은 부가가치 1조5600억원이 사라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률 둔화의 의미를 실업률로 등치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업률이 경제성장률과 역(逆)의 관계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1960년대 초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수석 경제자문이었던 아서 오쿤은 실질GDP가 1%포인트 증가(감소)하면 실업률은 1%포인트보다 작게 감소(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것을 경제학에서는 '오쿤의 법칙(Okun's law)'이라고 하며 경제성장률 예측 등에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현대판 오쿤의 법칙은 '실업률=자연실업률-0.5×GDP갭'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0.5는 '오쿤의 계수(Okun's coefficient)'로 불리는 경험적 추정치이며 국가별·시기별로 상이하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는 1982~2014년 분기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오쿤의 법칙이 유효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등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오쿤의 법칙이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대체로 성립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특히 '오쿤의 계수' 크기는 청년실업률과 경기 수축기에 대해 더 큰 값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가령 '오쿤의 계수'를 0.5라고 하면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할 때 실업률은 0.0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만약 물가상승률 변화가 없다면 실업률 상승은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즉 국민경제 전반의 고통이 심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성장률 하락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져 개인과 거시경제 전반의 불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경제성장률 둔화의 의미를 '취업유발계수'와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취업유발계수'란 10억원의 상품·서비스를 산출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뜻합니다. 전 산업의 평균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12.9명에서 2014년 12.1명까지 감소했습니다. 만약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져 실질GDP가 1조5600억원 감소한다면 2014년 '취업유발계수' 기준으로 직간접 고용이 약 1만8876명 줄어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취업유발계수'가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한 직간접 고용 감소는 이보다 적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경제성장률 0.1%포인트 저하가 실업률과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간단한 수치의 예로 살펴보았습니다. 개인 차원의 행복에 대한 논의는 열외로 하더라도, 쉽게 계량화할 수 있는 수치만으로도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서 경제성장률 0.1%포인트 하락이 실제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작지만은 않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면 1만8876명을 추가 고용하기 위해 재정 지출이 얼마만큼 필요한지 알아보면 될 것입니다.

■ <용어설명> ▷ 자연실업률 : 완전고용 상태에서 실업률 또는 물가상승 속도를 가속화시키지 않고 현재 수준에서 안정시킬 수 있는 실업률을 뜻한다.

▷ GDP갭 : 잠재GDP(물가상승률을 가속화시키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와 실질GDP 간 격차를 뜻한다.

▷ 경제고통지수 : 경제 주체의 경제적 삶의 질을 정량화한 수치로,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합으로 계산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적 고통 크기가 증가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봉제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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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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