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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은 내친구] 영국·EU 이혼 절차…지구촌에 대형 악재

지면 A30
초읽기 들어간 `브렉시트`

유로존 나가겠다는 영국
무역·여행 등 새협정 필요
최종 발효일은 이달 29일

합의없이 탈퇴땐 혼란 커
거래 중단되고 관세폭탄
英GDP 최대 8% 줄어들듯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사진설명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이제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오는 29일이면 EU 탈퇴 조항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브렉시트가 발효됩니다. 문제는 시간이 촉박한데도 영국의 EU 탈퇴 협정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특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와 협의한 합의문이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5일 영국 의회에서 열린 첫 번째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큰 표차로 부결됐습니다. 이후 EU와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던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와 관련해 3단계 투표안을 지난달 26일 제시했어요. 우선 12일까지 브렉시트에 대한 두 번째 투표를 진행합니다.

이 투표에서도 합의안이 부결되면 다음날인 13일 하원에 '노딜' 브렉시트를 승인할지를 묻는 결의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도 거부하게 되면 그다음 날인 14일 브렉시트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에 관해 하원 표결을 실시할 뜻을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어떠한 문제가 일어나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브렉시트와 노딜 브렉시트는 뭐가 다르죠.

▷브렉시트(Brexit)는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합니다. '노딜(No―deal) 브렉시트'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탈퇴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29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에서 탈퇴하는 것입니다.

노딜 브렉시트가 성립되면 영국과 EU가 합의한 전환(이행) 기간이 적용되지 않아 29일 즉시 EU 회원국으로 적용되던 모든 혜택이 사라집니다. 이에 앞서 영국과 EU는 탈퇴협정에서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020년 말까지 21개월간의 전환기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전환기간에 영국은 현재와 같이 EU 단일 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고, 양측 주민들 역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EU 탈퇴에 왜 EU와 협의가 필요하죠.

▷앞서 언급했듯이 협의 없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전환 기간이 없게 됩니다.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무역과 서비스 거래 장벽으로 식품과 의약품 등 핵심적인 물품 수급이 차질을 빚겠죠. 아울러 파운드화 폭락 우려도 있습니다.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경우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8% 하락하고 실업률이 7.5% 증가하는 등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어요. 또 다른 문제는 분담금 문제입니다.

영국은 연평균 127억파운드, EU 예산의 10%가 넘는 액수에 이르는 분담금을 EU에 지불했어요. 그런데 EU는 회원국이 탈퇴를 하더라도 탈퇴 전 내기로 했던 분담금은 모두 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확정된 '2014~2020년 EU 예산계획'에 따라 영국은 올해 3월 탈퇴를 하더라도 2020년까지 남은 1년9개월어치 금액을 내야 하죠.

여기에다 EU가 진행하고 있는 기후 및 환경 관련 협약에 드는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분담 합의금은 390억파운드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왜 글로벌 기업들이 영국을 떠나나요.

▷브렉시트 합의안이 연거푸 의회에서 좌절되면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고 있답니다. 갑작스러운 EU 탈퇴로 통관 절차가 번거로워지고, 영국 파운드화 역시 불안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본사를 옮길 채비를 하고 있어요. 특히 영국의 중심 산업인 금융업에 더욱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EU를 탈퇴하는 순간 금융계의 '패스포팅(Passporting)' 권리가 상실됩니다. 패스포팅이란 금융기관이 EU 회원국 중 어느 한 곳에서만 인가를 받으면 다른 회원국에서도 상품과 서비스를 팔 수 있는 권리를 지칭해요.

런던에 인가받아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영국이 패스포팅을 상실하는 순간 EU 국가를 상대로 금융상품을 팔 수 없게 됩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영국 한 곳만 바라보고 큰 EU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겠죠.

―브렉시트, 특히 노딜 브렉시트에 왜 글로벌 시장이 불안해지나요.

▷노딜 브렉시트가 진행되면 영국은 EU와의 관세동맹 및 제3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제외돼 교역에 장애가 발생합니다. 이는 실물 경제에 바로 타격을 주게 되죠.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입니다. 노딜 브렉시트는 어느 누구도 가 보지 못한 길입니다. 노딜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 변동성도 동시에 높아질 것입니다.

세계은행은 올 초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브렉시트를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어요. 세계은행은 당시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과 EU 경제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이후 동유럽이나 북아프리카 등으로 충격이 확산하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세계은행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도 노딜 브렉시트를 글로벌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했답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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