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권 남용 피해자라더니
`공무상누설` 혐의 가해자로
"檢이 정의롭게 보이진 않아"
`공무상누설` 혐의 가해자로
"檢이 정의롭게 보이진 않아"
지난 5일 검찰이 김경수 경남지사(52)를 법정구속한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5기)를 기소 대상에 포함한 것을 두고 한 전직 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월 30일 김 지사 법정구속 이후 성 부장판사에 대한 집권 여당과 친문(친문재인계) 진영의 공격이 지나쳤던 점과 검경 수사권 조정 움직임에 관계가 있지 않겠냐는 문제 제기다. 한 전직 특별수사 전문가는 "검찰 권한이 지나치게 커서 벌어진 일 같지만 이런 결정으로 검찰이 더욱 정의롭게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 부장판사 기소에 따른 논란은 검찰 안팎에서도 커지고 있다. 기소 대상 선별에 대한 공정성, 공무상 비밀누설죄 적용 여부에 의문을 표시하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검찰이 성 부장판사를 기소하기 위해 추가로 조사했는지를 밝히지 않아 의구심이 더 커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성 부장판사를 한 차례 조사했다. 그리고 수사팀은 기소를 앞두고 그를 다시 불러 조사했는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애매한 답만 거듭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지난해 첫 조사 이후 성 부장판사에게서 새로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거나 그의 기소 자체를 검찰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사팀이 지난해 11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15기)을 구속기소할 때 성 부장판사는 사법부 고위직들의 직권남용 혐의 피해자였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임 전 차장 공소장에는 "임 전 차장 등이 당시 서울중앙지법 신광렬 형사수석부장판사(54·19기), 조의연(53·24기)·성창호 영장전담판사 등에게 수사 정보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보고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기재돼 있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피해자로 분류된 3명이 동일한 사안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셈이다. 한 중견 법관은 "그사이 발생한 변수는 김 지사의 1심 선고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기소가 검찰이 현재 처한 상황과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경지역 부장검사는 "정무적 판단이 아예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성 부장판사에게 적용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놓고도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현 대법원 판례는 수사 기밀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있지만 성 부장판사의 경우 내부 보고에 그쳐 상황이 다르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성 부장판사 등 사건을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미선)에 배당했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58·17기),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57·18기) 등 사건은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에,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53· 19기) 사건은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박남천)에 맡겼다.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59·15기)과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55·17기) 사건은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가 심리한다.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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