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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다, 그만 먹어라" 발언도 성희롱

지면 A27
법원 "공기업 간부 해고 정당"
부하에 거듭 핀잔…불쾌감 줘
사진설명
직장 상사가 여직원에게 "그만 먹어라, 살찐다"고 반복해서 말해 상대방이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한창훈)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판결에 따르면 공기업에서 부서장을 맡고 있던 A씨는 2017년 3월 같은 부서 20대 여직원 B씨를 구내식당에서 마주쳤다. B씨가 밥과 반찬을 식판에 담고 있을 때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만 담아라, 살찐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또 B씨가 밥을 먹고 있을 때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야? 다이어트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게 먹으면 살찐다"며 핀잔을 줬다.

4월에는 B씨에게 다가가 대구 지역 여성과 만난 이야기를 꺼낸 뒤 "대구에 아직 그 호텔이 있나? 몇 성급이었는데. 아! 물론 그 여자랑 갔다는 이야기는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예전에 만난 애인에게서 받은 '잘 지내느냐?'는 문자를 B씨에게 보여주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묻기도 했다.

5월에는 동료 직원 C씨가 B씨에게 바나나를 건네줘 껍질을 까서 먹으려는 순간에 "C씨는 먹어도 되는데, B씨는 안 돼! 살쪄!"라고 핀잔을 줬다. 이에 한 사무실 동료가 나서 A씨에게 "더 이상 그런 언급을 하지 말라"며 다그치기도 했다. 반복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B씨는 "불쾌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A씨는 다른 직원 D씨의 성희롱 사건에서 2차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동료 직원에게 "남자 직원이 술자리에서 그럴 수도 있는데 별일 아닌 것을 가지고 일을 만들었다"며 피해자를 설득해 D씨를 도와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성희롱뿐만 아니라 출장비 부당수령 등의 이유로 2018년 3월 회사에서 해고 처분됐다.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 절차를 밟았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발언은 하급자에 대한 지도·감독 과정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벗어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A씨의 성희롱을 인정하면서도 "해고는 지나치게 가혹하다"면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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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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