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열 4위 자칭린 유럽 순방중 협의할듯…26일 2차회의, EU조약 개정검토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정상들은 23일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지급 보증 한도를 늘리지 않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확대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EFSF를 은행으로 만들어 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담보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돈을 차입하자는 프랑스 안은 폐기됐다.
이에 따라 EFSF와 재정위기국 채권을 보증해주는 독일의 안이 유력한 해결 방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을 포함한 유로존 주요국은 추가 출자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중국 등 신흥국 자금을 끌어오는 방안이 주요 의제에 올랐다. 그동안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5개국은 세계 경제가 새로운 경기침체 조짐을 보임에 따라 유로존의 재정위기 극복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두 가지 모델이 회의에서 논의됐다"고 말했고,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두 가지 방안이 누적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나로 절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4위인 자칭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그리스 네덜란드 독일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23일 출국한 점이 눈에 띈다.
자 주석이 유럽 3개국을 순방하는 기간에 유로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특히 마지막 목적지인 독일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ㆍ독일 수교 40주년을 앞두고 중국이 통 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유럽을 돕게 되면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확대와 투자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한 EU 외교관은 "일부 유로존 국가들은 EFSF에 중국이 기금을 출연하는 방안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해 협상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23일 EU 정상회의에선 그리스보다도 이탈리아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이탈리아에 대해 강력한 재정적자 감축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예산과 재정적자 감축안을 마련해 빨리 공개하라고 이탈리아에 촉구했다.
공공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하는 이탈리아는 최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이 위축되면서 긴축 조치 이행에 대해 금융시장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한편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24일 유럽1 라디오방송을 통해 유럽 재정위기 타개책과 관련해 프랑스와 독일 간 주요 쟁점이 해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발레리 페크레스 프랑스 예산장관도 프랑스 앵포 라디오 방송에서 유럽 재정위기를 타개안 합의가 도출되는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를 전했다.
2차 정상회담에서는 EFSF의 확대 방식과 함께 리스본 조약(EU 개정조약, EU의 헌법 격)을 일부 개정하는 방안도 최종 검토된다.
리스본 조약에 관해 논의되는 방안은 회원국 재정건전성을 감독하고 예산 편성 등에도 간섭할 권한을 지닌 'EU 통합재무장관' 격인 재정담당 집행위원직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EFSF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상설 구제금융 조직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약 개정 문제는 EU 회원국 전체와 관련된 사항이어서 26일 열릴 정상회담에도 이날처럼 27개국 정상이 모두 참석하게 된다.
26일 회담에서는 금융거래세 신설과 함께 다음달 3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과 관련한 공동 입장도 마련된다.
[정동욱 기자 /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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