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 관여` 속내 드러난 `동아시아정상회의` 폐막
호주에 미군기지·印尼에 F-16機·TPP…
오바마, 중국 영향력 차단위해 직접 나서
호주에 미군기지·印尼에 F-16機·TPP…
오바마, 중국 영향력 차단위해 직접 나서
이 같은 미국의 광폭 행보에는 한마디로 '중국 봉쇄'라는 포괄적 목표가 깔려 있다. 아시아에서 날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미국의 경제적ㆍ군사적 우위를 확실히 해 두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호주 미군기지 건설을 꼽을 수 있다. 호주 북부 다윈에 2016년까지 해병 2500명을 주둔시키기로 하는 등 군사동맹을 강화했다. 남중국해와 맞닿아 있는 다윈 미군기지 건설에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은 "비당사국의 개입은 남중국해 갈등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오히려 호주 주둔 구실로 아ㆍ태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 증가를 꼽고 있다. 한국 일본 괌에 미군기지를 보유한 미국이 태평양 남단의 다윈에 기지를 확보할 경우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완벽하게 차단하게 된다.
미국은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F-16 전투기 24대를 공급키로 했고, 미얀마에 56년 만에 처음 국무장관을 파견키로 해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특히 미얀마는 중국이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삼기 위해 수십 년간 공을 들인 우방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더욱 긴장케 한다. 미국이 미얀마의 민주화를 평가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할 경우 미얀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EAS 기간 이뤄진 초음속폭탄 시험발사도 중국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으로 비쳐진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중국 봉쇄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APEC 기간 미국은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을 규합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내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이 TPP에 전격 참여를 선언하면서 규모가 9개국으로 커졌다. 세계 최대 규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탄생하는 동시에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경제적으로 고립되는 셈이다. 한ㆍ미 FTA까지 발효되면 중국의 수출 주도 경제는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역경제 통합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기구를 통해 무역 개방을 추구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지난 EAS 기간에도 중국은 그동안 부정적이던 아세안+6 FTA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친미 성향인 호주 뉴질랜드 참여가 껄끄럽긴 하지만 미국 주도 TPP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두고도 중국 지도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APEC 기간 후진타오 주석과, EAS 기간 원자바오 총리와 각각 회담을 갖고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요구했다.
미국의 거듭된 견제에도 중국은 직접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19일 중국 측의 요청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원자바오 총리 회동이 열린 데서 보듯 중국 지도부는 미ㆍ중 갈등구도 부각에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서울 =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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