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불과 나흘 앞둔 지난 15일 강경파 유력 후보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검사 출신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면서 전격 사퇴했다.
6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 판도는 로하니 대통령, 라이시 후보, 갈리바프 시장의 3파전이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로하니 대통령이 42% 지지로 선두였고, 라이시 후보와 갈리바프 시장이 각각 27%, 25%로 뒤를 이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40%대 지지율을 굳게 고수한 로하니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갈리바프 시장이 사퇴하면서 라이시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2013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패했던 갈리바프 시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자 후보 사퇴 카드를 던졌다. 갈리바프 시장은 사퇴의 변에서 "현시점에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이익을 보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현 판도를 바꾸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밝혔다. 개혁파인 로하니 대통령의 당선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에게 이번 대선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가 가장 먼저 맞닥뜨린 것은 이란 핵협상 타결로 지난해 1월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됐지만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이란의 실업률은 지난해 말 12.4%로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올해 말 예상 실업률도 12.6%로 추정된다. 금융 및 인권, 탄도미사일 개발 등 각종 제재가 유효해 '반쪽짜리 해제'라는 비판이 로하니 대통령을 괴롭혔다.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권자들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개혁파에 과반의 승리를 안겨줬지만, 참담한 경제 성적표에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경 보수파의 당선은 이란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갈 위험이 높다. 이란은 수니파 국가들에 밀릴 수 없으며 자위권의 수단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78세 고령으로 전립샘암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유고 시 강경 보수파가 권력을 재접수하게 되면 미국, 수니파 국가들과의 마찰은 상시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원주 기자 / 박의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