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등급 허리케인 역대 첫 연타…플로리다주 640만명 대피명령
호세도 상륙 때 4등급으로 강해져…트럼프 "재산 잊고 대피하라"
멕시코, 지진 이어 태풍 피해…산사태·수해로 엎친 데 덮쳐
호세도 상륙 때 4등급으로 강해져…트럼프 "재산 잊고 대피하라"
멕시코, 지진 이어 태풍 피해…산사태·수해로 엎친 데 덮쳐
북중미는 이미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해 70여 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하비'와 지난 7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발생해 최소 90명을 사망하게 한 역대 최대 규모(8.2)의 지진을 겪은 바 있다. 사상 최악 수준의 자연재해가 잇달아 대륙을 덮치자 전문가들도 놀라는 모습이다.
4~5등급 규모의 초강력 태풍을 포함한 '태풍 무리'가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상륙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게 NHC의 분석이다. 2010년 9월 허리케인 칼·이고르·줄리아가 대서양에서 동시에 발생했던 적이 있지만 규모나 동선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블레이크 연구원은 설명했다. 블레이크 연구원은 트위터에 "(2010년 태풍은) 올해와 비교할 수 없다"며 "당시 줄리아는 대륙 근처에도 오지 못했으며 이고르는 캐나다를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어마는 혼자서 이고르와 칼의 100배 이상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적었다. 풍속 최고등급(5등급)으로 시작해 3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약해졌다가 10일 새벽 2시께 다시 4등급 '괴물' 허리케인으로 강해진 '어마'는 이날 오전 7시께 플로리다주 최남단 섬 키웨스트에 상륙했다. 시속 210㎞의 강풍을 동반한 채 서부 해안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필 클로츠바흐 콜로라도주립대 기상학 교수는 "어마가 카테고리 4 또는 5등급으로 플로리다를 강타한다면 (미국이) 1년에 카테고리 4~5등급 허리케인의 연타를 맞는 사상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는 4등급 허리케인 하비를 맞아 70여 명이 사망하고 700억~2000억달러가량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어마도 현재까지 카리브해에서 최소 25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바부다섬 전체 건물의 95%를 파손시키며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플로리다주 주민 135만명 이상이 정전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허리케인 호세도 시속 233㎞의 강풍을 동반한 채 어마와 비슷한 이동 경로를 밟으며 카리브해 섬들을 향해 접근하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리워드섬, 버진아일랜드 등이 호세의 영향권에 들어갔으며 푸에르토리코 북부 해안, 바하마제도 일부 등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카리브해에서 발달해 2등급까지 세력을 키웠던 카티아는 지난 8일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주를 강타해 지진 피해에 아픔을 더했다. 베라크루스주 당국은 산사태로 2명이 숨졌고 7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가옥 235채가 침수됐다고 밝혔다. 카티아는 피해를 미친 후 허리케인으로서는 소멸됐지만 같은 지역에 열대성 폭우로 비를 계속 뿌리고 있어 추가적인 수해가 우려된다. 현지 기상당국은 멕시코 중동부지역에 7.5~15㎝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재난당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허리케인 연타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현재 플로리다 주정부는 주 남부와 중부 전체에 거주하는 640만명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각 대피소에는 간단한 침구류와 생필품만을 챙겨든 주민이 밀려들고 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어마는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파괴적인 태풍"이라며 "살인자(killer)"라고 표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휴일인 9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내각을 소집해 어마와 호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재산은 대신할 수 있지만 목숨은 그렇지 않다"며 "재산은 걱정하지 말고 어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이미 올해 태풍의 전진 속도를 줄일 수 있는 고위도 바람이 비정상적으로 적다는 점, 해수면 온도가 높다는 점 등을 들어 허리케인 피해가 이례적으로 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통 허리케인은 수온 26도 이상의 따뜻한 물에서 생성되지만, 어마는 이보다 1.2~1.8도가량 더 높은 수면 상공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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