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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극비리에 김정은 만나…北체제보장 방안 막판 조율

지면 A5
`트럼프 특사` 자격 이달초 방북…美北회담 막바지 준비
◆ 한반도 비핵화 세기의 담판 ◆

사진설명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달 초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북정상회담 진행 상황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창 민감한 시기에 미국 국무부 장관 후보자가 김 위원장을 접견한 것은 그만큼 미·북정상회담 준비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김 위원장 면담 후 폼페이오 후보자가 공개적으로 했던 발언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후보자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부활절 주말 방북해 김 위원장과 회동했다고 보도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후보자가 지난주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며 이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은 매우 부드럽게 진행됐고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며 "비핵화는 세계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훌륭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외교 수장의 북한 방문, 북한 최고위급과의 만남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부 장관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래 18년 만이다.

폼페이오 후보자의 방북 이후 미·북정상회담 준비는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일 CNN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으며 8일에는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비핵화 논의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공식화했다.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공식 취임한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이 5월 말 또는 6월 초에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12일에는 "나와 김정은의 회담이 아주 멋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11~12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한 것도 폼페이오 후보자 방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시 청와대와 주미 한국대사관 측은 정 실장 방미와 관련해 새로 취임한 볼턴 보좌관과 상견례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상견례를 극비리에 진행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폼페이오 후보자가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정 실장의 극비 방미를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 실장이 방미기간 중 폼페이오 후보자를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적어도 미국 고위급에게서 미·북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 방미기간 중에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도 미국을 찾았다.

폼페이오 후보자의 방북 결과는 지난 12일 열린 연방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준청문회는 폼페이오 후보자가 방북한 후 처음으로 공개 발언에 나선 자리다. 이 자리에서 그가 한 발언을 살펴보면 미·북 간에 비핵화와 관련해 상당히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준청문회에서 폼페이오 후보자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제의한 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민 여러분은 회담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알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인 비핵화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환상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우리는 두 지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비핵화 요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북정상회담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와 한계를 구체화한 것이다.

또 폼페이오 후보자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다루는 회담에서 정권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어떤 조건을 내놓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대화를 통해 미국과 세계가 절실히 원하는 외교적 결과를 달성하는 길을 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그는 '북한 정권교체를 지지하느냐'는 벤 카딘 상원의원 질문에 "북한의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고 기꺼이 답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안보포럼에서 북한 정권교체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태도였다.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회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아직 외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거리를 뒀다.

대북 강경파인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이 수차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목표인가를 질문했음에도 폼페이오 후보자는 "회담의 목표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북핵 6자회담에서 미국과 다른 참가국이 대북 제재를 너무 빨리 완화해 줬다"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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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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