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절 정책지침 철회…"인종고려가 불평등 조장"
성적좋지만 역차별 받은 아시아계 학생 입학 늘 듯
흑인 등 반대진영 강력반발 "국가 다양성 보장역할 줄어"
성적좋지만 역차별 받은 아시아계 학생 입학 늘 듯
흑인 등 반대진영 강력반발 "국가 다양성 보장역할 줄어"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은 별도 성명을 통해 "법원의 서면 결정은 입학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지침"이라며 "학교는 법을 준수하면서 모든 학생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 역시 이번 방침이 "부적절하거나 현행 법과 일치하지 않는 연방 가이던스를 폐기함으로써 법률의 통치를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차별 철폐에 관한 현행 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이나 교육기관은 여전히 대법원 판례 범위 안에서 입학 전형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연방정부 공식 입장이 바뀌면서 대학 당국이 기존 가이드라인을 유지하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조사를 받거나 소송을 당할 수 있고 재정적 지원도 잃을 수 있다"며 이번 조치가 대학 입학 사정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했다.
이 조치에 흑인 등 소수인종을 포함한 반대 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블랙코커스(연방의회 흑인 의원 모임) 회장인 세드릭 리치먼드(민주당 하원의원)는 성명을 통해 "이제 놀랄 일도 아니지만 위대한 나라(미국)의 대통령이 비백인 국민과 그들의 이익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계속해서 실망하게 된다"면서 "현 정부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장하는 국가의 역할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 법무부 시민인권 변호사를 역임한 새뮤얼 바겐스토스 미시간대 교수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훼손하기 위한 보수층의 광범위한 시도의 일환"이라면서 "이는 공화당 행정부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부터 시도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NYT는 "이번 조치로 인해 소수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어퍼머티브 액션)이 갈림길에 섰다"고 평가했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인종차별이 극심한 1961년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평등고용기회위원회'를 설립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취지는 여성, 흑인, 장애인 등 구조적으로 외면받아 온 미국 내 사회적 소수자에게 대학 입학과 취업 진급 등 우대를 해주자는 일종의 '긍정적 차별'이었다.
하지만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계속해서 잡음이 있었다. 소수인종에게 일부 인원을 할당함으로써 정작 성적이 우수한 백인 학생이 입학을 거부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마찬가지로 성적이 뛰어난 한국·중국 등 아시아계 학생은 소수인종에 속하면서도 흑인·히스패닉 등 다른 소수인종 우대로 인해 차별당해 왔다는 주장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역시 "기존 지침으로 인해 법이 허용하는 것 이상으로 대학이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실제 대학 내 소수인종 입학 비율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하버드대 개교 이래 381년 만에 처음으로 소수인종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며 백인 비율을 앞질렀다.
보스턴글로브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학기 하버드대에 입학한 학생 중 흑인·히스패닉·아시아계 등 소수인종 비율이 50.8%로, 백인 비율(49.2%)보다 1.6%포인트 높았다. 흑인 비중은 전년 대비 4%포인트 늘었지만, 아시아 학생 비율은 오히려 0.4%포인트 줄었다. 하버드대는 미국 내에서도 어퍼머티브 액션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으로 꼽힌다. 주로 흑인이나 히스패닉계에 가산점을 부여해 일부 아시안도 역차별을 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조치로 당장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가 입학 사정에서 차별을 당했다며 하버드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미칠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은 지난주 보스턴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송자료에서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에 대해 긍정적 성향, 호감도, 용기, 호의 등 개인적 특성 점수를 지속적으로 낮게 매겨 입학 기회를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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