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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풀어 위안화 떨어뜨리는 中…무역전쟁 추가 실탄 확보

지면 A10
中, 자금난 기업 숨통 틔워주려 85조원 규모 유동성 공급…위안화 가치 1년來 최저치
세금감면·R&D비용 지원 등 경기부양 위한 재정정책도
상하이지수 1.6%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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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85조원 규모 유동성을 시중에 풀었다. 또 대규모 세금을 줄이고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투자 확대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재정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해 경기를 띄우고 위안화 약세를 간접적으로 유도해 미국발 대외 충격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반영해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환율 기준으로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24일 1년여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5020억위안(약 85조3400억원) 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MLF가 도입된 2014년 이래 최대 규모다. 같은 날 만기가 돌아온 1700억위안 규모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상환하고 시중에 순공급된 유동성은 3320억위안(약 56조4400억원)에 달했다.

이번 유동성 공급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국 기업에 자금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전격 시행됐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부채 감축정책을 강하게 펼치면서 돈줄을 죄었다. 이 여파로 최근 2~3년 동안 파산하는 기업이 늘고 이들 기업에 대출해준 은행과 개인 간 거래(P2P) 대출 업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 규모는 512억위안(약 8조7040억원)에 달한다. 또 6월에만 150개 넘는 중국 P2P 대출 업체가 파산하며 연쇄 부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자금 경색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당국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MLF를 통해 15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맞춤형 금융 지원을 할 방침이다.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에 MLF 자금 일부를 AA+ 이하 등급의 회사채 매입에 사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디폴트 리스크를 완화해 기업의 재무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당국이 경제의 근간이 되는 기업을 지원해 경기 위축을 막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통화정책 수단은 크게 수량형(공개시장조작·재할인율·지준율정책), 혼합형, 가격형(금리·환율 조정)으로 나뉜다. 2014년 전까지 중국은 통화정책에서 수량형을 위주로 틈틈이 가격형(금리 조정)을 섞어서 사용했다. 그러다 2014년 이후부터는 가격형 정책과 유사하지만 특정 대상과 기업을 선별해 자금을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혼합형 정책을 꺼내들고 있다. 혼합형 정책에는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MLF, 담보보완대출(PSL) 등이 있는데 이번에는 MLF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유동성 공급과 함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확대 재정정책 카드도 꺼내들었다. 이날 홍콩 봉황망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내수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재정정책을 강화하고 구조조정과 실물 경제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행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우선 세금(비용 포함) 감면과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 지출에 대한 우대 정책을 통해 올해에만 650억위안(약 10조8100억원) 규모 세금을 줄일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올해 세금과 비용 감면 목표치는 1조1000억위안(약 182조9400억원)에 이른다.

또 중국 지방정부가 인프라 건설 등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도록 1조3500억위안(약 224조5000억원) 규모 채권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국가금융보증펀드를 만들어 15만개 중소기업에 1400억위안(약 23조2800억원)을 지원하는 한편 교통, 통신, 석유, 가스 등 분야에서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 개혁에 속도를 내기로 결정했다.

홍콩 봉황TV는 경제 토론 프로그램에서 "중국 당국이 재정·통화정책 활성화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며 "이와 함께 당국은 위안화 환율 관리와 지준율 추가 인하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44% 올린 6.7891위안에 고시했다. 전날 8거래일 만에 위안화를 평가절상했다가 하루 만에 떨어뜨리면서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고시 환율과 함께 역내·역외 시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8위안대를 넘어서며 위안화 값이 더 떨어졌다.

이날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02포인트(1.61%) 급등한 2905.56을 기록했다. 선전성분지수도 151.50포인트(1.63%) 상승한 9465.80에 마감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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