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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복지장관 1월에 두차례 경고했는데…불붙는 트럼프 책임론

지면 A10
美코로나 사망 2만명…세계1위

NYT "복지장관 전화보고
트럼프가 묵살…3주 허비"

美 확진자 52만명 돌파
재난지역 50개州 정부서 지원
국방부, 마스크 4000만장 생산
미국이 코로나19 사망자 수에서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1위가 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1~2월에 이미 다양한 경로로 '팬데믹' 가능성을 염려하는 내용을 보고받고도 이를 무시했다는 논란이다.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성향 언론인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보좌진과 내각은 물론 정보기관도 코로나19 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정치적 고려를 하는 바람에 결정적인 시기에 3주를 허비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이미 1월 초부터 대규모 재난을 우려하는 정보기관 보고서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속속 접수됐다. 이들 중 한 보고서는 시카고 크기 이상 대도시에 대해 봉쇄를 포함한 강력 조치를 권고했다는 것이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부 장관도 1월 18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로 관련 보고를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것으로 예측하자 즉각 직보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1월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월부터 중국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단행했으나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연방 차원의 본격 대응은 3월 들어서야 이뤄졌다.

이같이 책임론을 제기하는 언론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NYT,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은 물론 친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 보도 태도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망해가는 NYT나 아마존 워싱턴포스트는 익명 소스라며 이야기를 지어낸다"며 "그들을 믿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NYT가 중국이 아닌 유럽 입국자에게서 대규모 감염이 촉발됐다고 보도한 것을 가리켜 "중국에서 개처럼 쫓겨나더니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게 분명하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일부터 경제활동 일부를 재개하려는 카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의식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밤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내린 것 가운데 가장 곤란하고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라며 "팩트(사실)와 본능에 기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일터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며 "각계에서 저명한 리더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곧 공정하게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단독 결정하지 않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월드오미터 등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사망자는 11일 2만명을 돌파했다. 전날 50만명 선을 넘어선 미국 내 감염자 수는 이날 52만명을 상회했다. 주별로 보면 확진자가 17만명을 넘은 뉴욕주가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고 이어 뉴저지주, 미시간주, 캘리포니아주, 매사추세츠주, 펜실베이니아주, 루이지애나주, 일리노이주, 플로리다주 순이다. 코로나19 진앙지가 된 뉴욕주는 일단 정체 국면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뉴욕주 사망자가 전날보다 783명 증가한 8623명이라고 밝혔다. 최근 닷새간 하루 사망자는 최하 731명에서 799명 사이로 대동소이하다.

쿠오모 지사는 "사망자 증가세가 평탄해지고 있고 집중 치료를 위한 입원율이 처음으로 낮아졌다"면서도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6이닝에 있는지 하프타임인지 모른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경제활동 재개는 공중보건 문제인 동시에 경제적 문제지만 둘을 분리할 수 없다"며 "우리는 2차 파도가 밀려올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뉴욕주 다음으로 타격이 큰 뉴저지주에서도 확진자 수가 하루에 3600명이나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와이오밍주를 연방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와이오밍은 50개 주 가운데 감염자 수가 가장 적고 사망자가 없는 유일한 주다. 하지만 와이오밍주 역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염려해 재정 지원 등을 위해 연방재난지역 선정을 요청했다.

연방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지역주민 보호 활동에 연방정부 재정이 지원되며, 현지 공무원에게는 주민을 보호할 비상 권한이 부여된다. 미국 역사상 50개 주 전체가 재난지역으로 정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방부는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해 N95 마스크 3900만장을 추가 생산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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